[경제칼럼] 연경환 충북기업진흥원장

얼마 전 2019청주채용박람회(Job Festival)에 다녀왔다. 행사장은 요즘 취업난을 반영하듯 3천 여 명의 구직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60여 기업 인사담당자들도 구직자 면접에 여념이 없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신문에는 400여 명이 현장 취업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2019년도 충북도의 채용박람회는 청주, 증평, 충주 등 3개 지자체에서 이미 개최됐고, 진천이 곧 예정되어 있으며, 다른 곳도 하반기 중에는 개최할 예정이라고 한다.

채용박람회의 궁극적 목적은 구직자의 취업기회를 넓히고, 기업의 구인난을 해소하는 것이다. 지난해 충북도 채용박람회는 10%가 조금 넘는 정도의 구직자만 취업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만족스러운 수치는 아니다. 면접인원 1천명 중 100명 정도만 취업하는 모양새니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당연하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채용박람회에 대한 부정적 의견과 긍정적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채용박람회 무용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박람회의 궁극적 목적인 실질 채용실적이 미미하다는 이유로 생색내기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취업의사 없는 학생들이 찾는다거나, 마지못해 박람회 부스를 채우는 기업이 있다거나, 고용을 하려는 기업도 보다 좋은 조건의 다른 기업에 구직자들이 몰리면 씁쓸해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를 새겨 구직자와 기업에 모두 좋은 박람회로 운영될 수 있게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할 일이다.

충북지역에는 일자리 지원기관이 50여 곳이나 있다.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민간까지 포함된 수치다. 이곳에 근무하시는 실무자분들의 얘기는 채용박람회가 지적처럼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박람회를 찾은 청년구직자는 운집한 경쟁자를 보면서 자신의 현재를 파악하고, 동기부여의 장이 된다고 한다. 즉, 기업의 채용요건 정보를 얻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확인하고, 경쟁자들이 모이는 곳에서 보다 넓은 시각과 자극을 받는다고 한다.

기업은 다양한 성향의 구직자와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어 좋다고 한다. 또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다각도로 판단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게다가 비슷한 업종의 채용조건을 비교하고 타산지석의 기회로 삼는다고 한다.

주최자는 매년 박람회를 개최해서 지자체가 지역주민들과 지역 기업을 위해 이렇게 노력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어 멀리 내다보았을 때 우리 지역의 취업분위기를 좋은 방향으로 바꿔놓을 수 있음을 힘을 주어 말한다.

채용박람회를 영어로 표기할 때 박람회를 의미하는 'Exposition' 대신 'Job Festival'이나 'Job Fair'라고 한다. 이는 구직자도 구인하는 기업도 와서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처럼 꾸며져야 한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연경환 충북기업진흥원 원장
연경환 충북기업진흥원 원장

오로지 구인과 구직이 목적이라면 소규모의 만남의 날을 개최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실제로 일자리지원기관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구인, 구직 만남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작게는 2~3개 기업, 중간 규모로는 10~20개 기업이 참여하는 행사가 다양한 이름으로 개최된다. 이런 행사들이 채용확률이 더 높다는 것이 일자리 실무자들의 의견이다.

오는 9월 24일 충북도가 주최하는 채용박람회가 개최된다.

장소도 청주체육관으로 바뀐다. 장소가 달라진 만큼 보다 새롭게 축제가 될 수 있게 박람회를 준비해야 한다. 다양하고 구체적인 취업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자료를 만들어야한다. 임금 등 근로조건이 좋은 기업체가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기업을 모집해야 한다. 기업홍보가 아닌 직접 채용의사가 있는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노력들이 모여 채용박람회가 단순히 들어간 비용과 비교해서 취업자수만 헤아리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일자리 축제'로서 모든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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