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청주 용화사 음식 시식회ㆍ불교문화체험

7일 청주 용화사에서 청주시민과 신도 등이 참여하는 전통사찰음식 시식회가 열린 가운데 이날 시식회에 나온 30여 가지의 사찰음식을 직접 만든 용화사 사찰음식교육문화원 교육생들이 시식회 음식을 점검하고 있다. / 김용수
7일 청주 용화사에서 청주시민과 신도 등이 참여하는 전통사찰음식 시식회가 열린 가운데 이날 시식회에 나온 30여 가지의 사찰음식을 직접 만든 용화사 사찰음식교육문화원 교육생들이 시식회 음식을 점검하고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해마다 삼복 더위가 몰리는 8월이 되면 대한불교 조계종 청주용화사(주지 각연스님)가 사찰내 도량에서 독거노인, 다문화가정, 북한이탈주민 등 도민을 초청해 사찰음식 시식행사와 경로잔치 및 칠존석불과 함께하는 불교문화제를 개최해 화제가 되고 있다.

7일 열린 전통사찰음식 시식회는 불교의 기본정신을 바탕으로 소박한 재료로 독특하게 만든 사찰음식을 대접하고 자연과 중생의 공존 및 조화를 추구하는 취지와 3소(笑食, 小食, 蔬食) 식사를 적극 홍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3소식'은 모든 음식을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먹고(笑食), 과식을 삼가고(小食), 채식(蔬食)의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용화사 칠존석불은 보물 985호로 고종의 비인 순빈(淳嬪) 엄(嚴)씨의 꿈에 일곱 미륵이 나타나 '우리는 청주의 한 늪에 있는데 어려움에 처해 있다. 절을 짓고 구해 달라'는 말을 듣고 깨어나 청주 무심천에서 칠존석불을 발견하고 지은 절에 모셔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용화사는 칠존석불과 석가모니 부처님 뒷면에 조성돼 있는 나한상이 용화사의 특이점이기도 하다. 나한상은 부처님께서 과거 부처가 되리라는 수계를 받았던 당시의 보살로 추정되고 있다.

용화사를 찾은 한 방문객은 "지나다니면서는 많이 봤는데 용화사가 이렇게 큰 절인줄은 몰랐다"며 "절에 내려오는 이야기와 함께 역사 이야기도 즐기고 불교에 대해 배우고 민화 부채도 만들고 도심에 위치한 사찰을 찾는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용화사는 이날 찾은 어르신들을 위해 사찰음식 외에도 삼계탕을 대접해 무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라는 의미를 더했다.

용화사 주지 각연스님은 "무더운 날씨에도 많이 찾아주신 시민 여러분께 감사 드린다"며 "정성껏 준비한 음식과 공연 등을 즐겁게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용화사는 이날 외에도 오는 15일 한번 더 이 같은 행사를 마련해 이웃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오신채 쓰지 않아 음식 고유의 맛이 그대로

손경화 청주 용화사 사찰음식교육문화원 팀장이 전통사찰음식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 김용수
손경화 청주 용화사 사찰음식교육문화원 팀장이 전통사찰음식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 김용수

"사찰음식은 오신채를 쓰지 않아 음식이 갖고 있는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어요. 또 먹을때는 밋밋하지만 뒷맛이 깔끔합니다. 음식점에서는 조미료를 쓰기 때문에 처음에는 맛있게 느낄지 몰라도 뒷맛은 텁텁해요."

용화사 전통사찰음식 시식회를 준비한 손경화 용화사 사찰음식교육문화원 팀장은 사찰음식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오신채는 마늘과 파, 부추, 달래, 흥거의 다섯 가지로 대부분 자극이 강하고 냄새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흥거는 백합과의 식물로 한국과 일본, 중국에서는 구할 수 없는 식물이며 한국에서는 양파를 금지하고 있다. 오신채를 금지하는 이유는 성질이 맵고 향이 강하기 때문에 마음을 흩뜨려 수행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찰음식에서는 이들 식물을 대신하기 위해 다시마, 들깨, 방앗잎, 버섯 등을 사용한다.

손 팀장은 "요즘 시중에서는 퓨전 사찰음식이라고 해서 나오기도 하는데 절에서는 전통 방식 그대로 만들고 있다"며 "양념도 집간장으로 맛을 내며 진간장은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준비된 사찰음식은 느타리새송이 튀김무침, 말린도토리 묵겨자채, 산나물잡채, 가지구이 나물, 삼색 두부완자, 더덕구이, 오이선, 연근 시금치전, 고추김지, 장떡, 머위나물, 백김치, 김치표고찜, 노각무침, 취나물, 양배추 깻잎말이, 고추장아치, 애기배추 물김치, 오이장아찌, 연잎밥 등 30가지가 넘었다.

손 팀장은 "잡채도 고기가 아닌 산나물을 말려 사용했고 느타리새송이 튀김무침도 일주일 전부터 재료를 손질해 말려 요리하는 등 공을 많이 들였다"며 "밖에서는 고기를 끓인 육수를 사용하지만 전통사찰음식은 다시마, 무, 버섯을 사용해 우린 '채수'를 넣어 국물요리를 한다"고 설명했다.

용화사 사찰음식교육문화원은 5년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1년 과정으로 1주일에 1번 사찰음식을 배울 수 있는 이곳은 김천 청암사의 혜명스님이 교육을 맡고 있다.

손 팀장은 "혜명스님은 음식을 만들때 그 과정을 중요시 여긴다"며 "혜명스님의 강의를 듣기 위해 천안, 서울 등지에서도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손 팀장은 "저 혼자 만든 것이 아니라 사찰음식교육문화원에서 교육 받으신 분들이 함께 만들었기에 500인분이라는 음식을 준비할 수 있었다"며 "날도 덥고 힘들긴 하지만 어르신들이 맛있게 음식을 드시고 음식이 너무 맛있다고 칭찬까지 해주시고 가셔서 얼마나 기쁘고 뿌듯한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건강에 맛까지 더한 사찰음식은 오는 15일 한번 더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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