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실치사? 타살? '신중에 신중'… 제3자 시각으로 사건본다

충북지방경찰청/ 중부매일 DB
충북지방경찰청/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정말 어렵습니다. 국민들의 의혹이 많은 사건인 만큼 모든 부분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있습니다"

애초 7월 말에서 8월 초면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던 '청주 의붓아들 사망사건'에 대한 수사결과 발표가 늦춰지고 있다. 충북경찰은 지난달 24일 브리핑을 통해 사건이 9부 능선을 넘었다고 밝혔지만 이후 보름여가 지나도록 이렇다 할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수사결과 발표가 늦어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고유정(36)의 현 남편인 A(37)씨가 언론인터뷰를 통해 각종 의혹을 제기, 싸늘해진 여론을 의식한 경찰이 '신중에 신중을 기한 수사를 하고 있다'는 것과 '수사과정에서 변수가 생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A씨는 경찰이 '의붓아들 사망사건'과 관련한 경찰수사가 진행될 때마다 언론 인터뷰를 통해 부실수사 의혹을 제기하며 여론전을 펼쳤다. 고유정이 범인인데 경찰이 부실수사 잘못을 감추기 위해 자신을 범인으로 몰고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언론보도 내용 중 일부는 사실관계가 잘못된 내용도 있었지만 부실수사 의혹을 제기하기에는 충분한 대목도 분명 존재했다. 이에 경찰은 언론 등에 제기된 모든 의혹을 해소하기위한 과정을 거치면서 수사결과 발표가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12일부터 타 지역 프로파일러 및 변호사, 교수 등 사건·법률 전문가에게 그간 확보한 고씨부부의 진술과 수사기록 등을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프로파일러들은 고씨와 A씨의 진술내용 등을 토대로 행동패턴과 심리를 분석해 의붓아들이 숨진 경위를 파악할 방침이다. 의문점이 많은 사건인 만큼 사건을 담당한 충북경찰이 아닌 제3자의 시각으로 사건을 들여다보겠다는 계획이다.

기존에 확인되지 않은 변수가 발생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은 지난달 19일 제주교도소에서 이뤄진 고씨와 A씨의 대질조사를 끝으로 이후 고씨에 대한 대면조사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미 진술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은 충분히 얻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8월 초로 넘어오면서 입장에 변화가 생겼다. 고씨와 A씨에 대한 추가 대면조사 가능성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고씨와 A씨에 대한 추가조사를 고려하고 있다"며 "일정은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의붓아들 사망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결과 발표는 8월 20일 이후로 미뤄진 상태다.

장재혁 충북지방경찰청 형사과장은 "사건 초기부터 고씨에 대한 수사(살인혐의)와 A씨에 대한 수사(과실치사 혐의)를 두 개의 독립된 팀으로 나눠 수사해 왔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세심하게 수사하고 있는 만큼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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