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연철흠 충북도의원·행정문화위원회

일본의 반도체 소재에 대한 경제보복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들이 불안해하던 와중에 우리 고장에서는 주민들의 애를 태웠던 일이 하나 더 일어났다.

그 일은 바로 지난 7월 23일에 가족과 함께 등산을 갔던 조은누리양이 청주시 가덕면 무심천 발원지에서 실종된 사건이었다. 이후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펼친 끝에 열흘만인 지난 8월 2일 보은군 회인면 야산에서 발견했고 병원에 입원한 조양은 회복속도가 빨라 지난 9일 병원에서 퇴원했다. 이 폭염에 무사히 구조가 되고 건강하게 퇴원을 하니 정말 다행이고 기쁜 일이다.

언론에서는 조양을 발견한 군견을 집중 조명해 영웅대접을 하고 있다. 그러나 조양에 대한 수색은 군견만 한 것이 아니다. 실제로 수색작업에 투입된 인원은 경찰과 소방당국, 군부대, 주민 등 연인원 5천700여명이 넘는다고 한다.

조양이 실종되었던 지난달 23일은 중복을 하루 지난 날이다. 무더위가 절정을 이루는 여름 날씨에 앉아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흐르는데 산을 오르내리며 수색작업을 했던 사람들의 노고는 짐작을 하고도 남는다.

지역에서 벌어진 안타까운 일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동료의원인 충북도의회 송미애 의원, 허창원 의원과 함께 수색작업을 하는 현장을 방문했다. 그런데 이런 수색작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현장에서 헌신하는 분들을 보고 적지 않게 감명을 받았다. 그 분들은 자신의 이름조차 남에게 내세우는 것을 싫어할지도 모르겠지만 너무 자랑스럽고 우리 지역에도 이런 아름다운 분들이 이웃으로 살고 있다는 자부심이 생겨 도지사님께 포상 추천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연철흠
연철흠 충북도의원·행정문화위원회

먼저, 진로석수 청원공장 공장장님을 비롯한 직원들이다. 이들은 수색작업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생수 제공은 물론 주차장, 식당까지 제공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가덕면 내암리 새마을지도자인 박은영 선생님은 생업도 뒤로 미루고 수색작업을 도왔으며, 장애인을 위해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김성렬·최난나 선생님, 그리고 흥덕방앗간을 운영하는 김안순씨, 장애인 수영선수를 자녀를 둔 성민 엄마는 개인적으로 적지 않은 돈을 개인적으로 마련해 수색작업을 하는 이들에게 간식 등을 제공했다고 한다.

물론 청주시나 충북도교육청, 장애인복지센터 등 지자체와 관에서도 실종된 조은누리양을 찾기 위해 발 벗고 나섰지만 이런 지역 사업체나 시민 등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협조와 노력 때문에 조은누리양이 무사히 우리 곁에 돌아오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에 일본산 제품 쓰지 않고, 먹지 않고, 일본 여행을 가지 않는 등 자발적으로 대항하는 우리 국민의 행동을 보면서 국가가 어려울 때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나서는 '의병'이 생각나서 감동을 했다. 그러던 와중에 우리 지역에서 실종된 조은누리양을 구조하기 위해 관과 민이 혼연일체가 되어 나선 것을 경험하고 '행복한 지역은 국가나 지자체에서 뚝딱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더디더라도 지역주민들과 같이 꾸준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것을 몸으로 느꼈다.

조은누리양 구조를 하기 위해 뒤에서 묵묵히 수색작업을 도운 분들을 생각하면 '이쯤 되면 우리 청주도 사람이 살만한 도시 아닌가'하는 마음에 괜히 가슴이 펴지며 웃음이 번진다.

키워드

#기 #] 연철흠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