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전쟁 공포 속 '안전 자산' 택한다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일본의 수출규제, 미·중 무역분쟁의 심화 등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안요소가 커지면서 안전 자산으로 알려진 '금' 값이 고공행진중이다. '금'은 희귀한 데다 보관과 운반이 쉬워 그 가치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안전 자산'으로 손꼽힌다. 이에 따라 천정부지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금 값 상승의 원인과 전망 등에 대해 집중 분석했다. /편집자


◆금 시세 올해만 20% 인상

금 값이 연일 고공행진을 하는 등 무섭에 오르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금 1돈(3.75g)당 가격은 23만8천500원으로 전일 대비 2천500원이 올랐다. 이 같은 금 가격의 고공행진은 미중 무역분쟁을 비롯해 국제 경제 불황 등으로 수 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1일 기준 18만8천500원이었던 금 1돈의 가격이 현재는 20%이상 올랐다. 대외요소와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이자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이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셈이다.

금 값 상승에 맞물려 금 사재기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금 펀드 역시 꾸준히 오르고 있다. 국민·우리·하나·농협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은 3월 34억5천만원에서 4월 87억7천300만원, 5월 171억 9천600만 원으로 매달 두 배 가량 급증했다. 국내 설정된 금 펀드 수익률도 크게 올랐다. 국내 12개 금 펀드의 상승률이 연초에 비해 19% 이상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 가격 급상승

이처럼 금 값이 지속적으로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우는 원인으로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의 장기화가 손꼽히고 있다.

특히 최근 일본이 한국을 대상으로 한 수출 규제가 직격탄이 됐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달 한국의 첨단산업을 정밀 조준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물품의 수출규제를 강화하는 등 경제보복에 나섰다. 여기에 이달 2일에는 기존 27곳의 백색국가(수출 우호국) 중 한국을 전면 제외시키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하는 등 경제 보복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국제 경제에 대한 불안요소가 증가하면서 '금' 거래량이 KRX금시장 개설 이래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제외'가 발표된 지난 2일 KRX금시장의 1g 금 가격(종가 기준)은 5만5천410원(1돈·20만7천788원)으로 전날보다 1천280원(2.36%) 올랐다. 이는 2014년 3월 KRX금시장이 개설된 이래 최고가다. 금 가격은 이날 장중 5만5천450원을 찍었다.

이는 지난달 31일 금 가격이 5만4천850원(1돈·20만4천938원)으로 초고가를 경신한 데 이어 이틀 만에 또 다시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특히 이날 금값이 치솟으면서 거래량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날 거래량은 14만6천468g으로 앞서 최대 거래량인 14만1천232g을 기록했던 2017년 12월 20일보다 많은 양이 거래됐다. 거래대금도 81억574만원으로 집계됐다.

따라서 최근 미·중 무역갈등 등의 여파로 인해 금값이 연일 상승세를 이어온 가운데 이날 금 가격 신기록 경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 소식인 것으로 풀이된다.


◆천정부지 '금 값' 장기화 전망

천정부지로 치솟는 금 값의 오름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금 값은 정치·경제적인 상황이 안정되면 적당한 선에서 머물지만 예상치 못한 위기가 닥치면 금값은 거침없이 오르는 특성이 있다.

앞서 2008년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때마다 금값은 뛰었다. 특히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도 대대적인 금모으기 운동을 통해 금의 위상을 실감했다.

이에 따라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양국간 무역분쟁의 장기화와 더불어 국제 경제 불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금값 역시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또 미·중 무역분쟁과 함께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등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준것으로 분석된다. 경제적인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금리가 인하되면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는 금은 변동성이 워낙 커 천장도, 바닥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 가격은 세계경제가 불안하면 오르고 반대로 안정세라면 내려가는 등 세계경제 흐름에 따라 움직인다"며 "급격히 오른만큼 떨어질 가능성도 있어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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