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노조원 "회사·노조 모두 사태해결 의지가 없다"

[중부매일 유창림 기자]3대 종단과 충청남도, 아산시 등이 나서 유성기업 노사에 제안한 집중교섭이 테이블 앞에 서지도 못하고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노사 간 샅바싸움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9년 동안 이어진 진통이 만성화 단계에 이르러 화합은 불가능하다는 회의론도 나오고 있다.

3대 종단 등이 제안한 집중교섭 개시일은 19일. 그러나 집중교섭 개시에 앞서 전국금속노동조합은 "회사가 집중교섭을 거부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회사 측은 중재거부 당사자는 유성지회(노조)라며, "오는 9월 4일까지 집중교섭을 제안한다"고 반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양승조 충남도지사와 오세현 아산시장은 지난 12일 아산시청 브리핑실에서 유성기업 사태의 조속하고 평화로운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양 지사와 오 시장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한국기독교 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3대 종단의 중재 아래 19~23일을 집중교섭 기간으로 정하고 노사 간 중재에 나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사전조율 과정에서 회사 측은 집중교섭 기간 중 노사간 상대방을 자극하는 행위 등을 자제하자는 제안을 했고 중재자 측은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 상대방 자극 행위와 집중교섭 기간이 맞물리면서 문제가 됐다. 3대 종단 등이 제시한 집중교섭 시작일 19일은 금속노조의 2차 상경 투쟁이 예고된 날이었다.

금속노조는 지난 14일 성명서를 통해 "이미 예정된 19일의 2차 상경투쟁을 노조가 전면 취소해야 한다는 새로운 조건을 중재자들에게 얹어주었다"면서 "결국 회사는 중재자들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예정된 투쟁일정을 핑계로 집중교섭을 최종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회사 측은 16일 성명서를 통해 "지역사회와 종교계가 촉구한 2019년 9월4일 이전까지 노사상호간 상대방을 자극하거나 비방하는 일체행위를 자제하고 집중교섭을 통해 유성기업사태를 해결하자"며, "유성기업은 노무담당 대표이사를 필두로 5명의 교섭위원을 선정해 집중교섭에 참석할 것이며 시간과 장소는 유성지회에서 정해 달라"고 공개 제안했다.

양측이 중재 제안에 대해 환영하면서도 쉽사리 테이블에 앉지 못하는 것을 두고 샅바싸움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한 퇴직 노조원은 "회사 입장에서는 집중교섭을 20일부터 시작하자, 노조 입장에서는 19일 집회 취소하겠다 등의 제안을 먼저 하면 굽히고 가는게 아니라 교섭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갈 수 있는 것이다"면서 "당사자들도 이런 교섭기술을 모르지 않을 텐데, 그저 사태 해결에 대한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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