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 대한 국민적 실망과 불신이 분노의 차원으로 비화되고 있다.

19일 새벽 경기도 연천의 최전방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은 국민들의 군에 대한 불신을 더욱 높이고 있다. 1990년대 이후 군 부대 총기사건 가운데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참사다.

이 날 사건은 지난 1월 육군훈련소에서 중대장이 훈련병들에게 인분을 먹인 사건에 대한 예방책으로 장병기본권지침이 제정된 상태에서 일어났다. 육군이 인분사건에 대한 후속조치로 장병인권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며칠 전에는 강원도 철원군에서 북한군 병사가 중부전선 비무장지대(DMZ)를 넘어와 나흘이 지난 뒤에야 인근 주민들에 의해 발견되어 군이 전방 근무 부대 경계 강화 태세에 대한 점검에 나선 지 이틀만에 발생했다. 이 병사가 넘어온 지역은 지난해 10월 남에서 북으로 신원미상자가 3중 철책선을 뚫고 지나간 곳으로 군은 대대적인 경계 강화 조치를 취하고 감시장비인 열상관측장비(TOD)와 CCTV를 설치하고 철조망을 보강하였으나 무용지물이 되었다.

또 4월에는 동해안에서 만취한 선장이 자신의 배를 몰고 바다로 나가 육?해군의 레이더망을 뚫고 북으로 올라가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군기 물란 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어 군에 대한 조직과 기강, 운용체계와 조직문화 등 군 전반에 대한 종합적 검토가 요구되고 있다.

총기 난사사건은 병영생활이 아직도 비민주적이고 어이없는 죽음을 만들어낼 수 있는 불안감을 국민들에게 심어주고 있어 병역 기피 심리를 더욱 키우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 또한 지울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사회환경변화에 따른 병영문화의 개선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사고방식과, 행동양식 그리고 가치관까지도 다른 젊은이 들이다. 그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 주면서 군인정신의 기본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한 신 리더쉽의 개발이 필요하다. 사회와 군의 괴리를 해소하고 병사들의 생활여건과 대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등 병영문화에 대한 파격적 지원이 선행되어야겠다.

사회와 군의 괴리의 격차를 좁히고 과학적 인성관리를 위한 지원도 대대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안보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제도적 뒷받침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는 시대착오적이라 할 수 있다.

민주화된 사회분위기에서 성장한 신세대 병사들에게 개개인의 인권을 적극적으로 고려하지 않고서는 이제 병사들의 결속을 키우고 군의 사기를 높이기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신세대들의 사고와 행동에 맞는 과학적 병영문화를 마련하는 일이 모색되어야겠다. 임시방편과 순간의 책임을 모면하기 위한 것이 아닌 철저한 반성과 체질개선을 위한 군과 정부 그리고 국민 모두의 노력으로 보람찬 병영생활을 기대한다. 정상완/극동정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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