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연천 최전방 GP에서 수류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해 장병 8명이 사망한 ‘있어서도, 있을 수도 없는’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 육군 합동조사에 따라 사건의 실상이 속속 드러나면서 국민들에게 경악과 충격은 물론 ‘안보의 첨병, 우리 군 왜 이러나’하는 절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군 당국은 지난 19일 사건 발생 후 첫 대국민 발표에서 선임병의 욕설 등에 시달리던 신참병사가 우발적으로 저지른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군 당국의 이같은 설명과는 달리 육군 합동조사단은 20일 총기난사 사건 중간발표를 통해 사건 이틀전 ‘소대원 전원을 몰살시키겠다’며 계획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혀 이번 최전방 GP의 총기난사 사건은 군 당국의 병력관리와 사후 대응조치에 문제점이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이는 과거 냉전시대와 군사정권 시절에 軍이라는 특수한 환경을 앞세워 군내부에서 일어난 사건 사고에 대해서는 되도록이면 은폐 또는 축소 발표하고 군은 언론의 성역이란 권위주의적인 고질적인 병폐가 아직도 잔존하고 있슴을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육군 합동조사단의 중간 발표에도 불구하고 희생된 장병들의 유가족들은 20일 오후 사고현장을 방문한 뒤 군에 대한 불신을 더욱 드러내며 군 당국의 수사에 의혹이 있다며 사고원인의 실체적 진실을 밝혀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사회의 일부이기는 하지만, 병역기피를 위해서는 국적도 서슴없이 버리는 세태속에서도 너 만이라도 나라를 지켜야 한다며 생때같은 자식을 군에 보냈다가 청천벽력 같은 비보를 전해들은 부모들의 비통함을 우리들은 무엇으로도 달래줄 수 없을 것이다.

더욱이 이번 최전방 GP내 총기난사 사건으로 도내 충북대와 청주대 재학생 3명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져 이들의 가족과 친인척들은 물론 도민들도 그 어느때 보다도 더욱 침통해 하고 있으며 학교 학부학생들은 교수와 친구들을 중심으로 함께 빈소를 찾아 애도하며 고인들의 넋을 기리고 있다.

군 당국의 계속된 중간 수사 발표에도 불구하고 수류탄이 터졌는데도 사망자가 6명뿐이라든가, 사건 당시 왜 병사가 취사장에 있었는가, 병사들의 조건반사적인 즉각 대응은 없었는가, 또는 범행 후 태연히 경계근무지로 돌아와 경계근무를 설 수 있었는가 등 갖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군 당국은 희생자들의 영령을 위로하고 애끊는 유가족들의 슬픔을 달래며 나락으로 떨어진 군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각종 의혹을 철저히 규명 언론에 공개한 후 지휘책임과 정치적 책임을 꼭 물어야 한다. 軍이 바로서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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