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광주에서 콩이면 부산, 대구에서도 콩인 옳고 그름을 중심으로 해서 새로운 정치를 하겠습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호소이다. 최근 SNS에 노대통령은 논두렁 시계사건으로 소환되고 있다. 이왕 소환되시니 그토록 바라던 콩을 콩이라 부를 수 있는 세상인지 몇 가지 질문과 답을 해 보자.

A가 90년대에 출산한 딸을 첫 번째 출생신고를 했고, 2014년에 법원의 결정을 받아 출생일자를 정정했다. 자녀의 실제 출생일은 어느 때인가? 답은 A는 법원에 제출한 근거와 자료를 제출하면 된다. 그러나 A는 딸의 출생신고를 조부가 해서 몰랐다고 답한다. 이러면 첫 번째 출생신고가 맞는 게 경험칙이다. 모대학원의 성적·경제적 형편·교수추천과 관련 없는 장학금을 연속하여 A의 자녀 B가 받았다. A는 선정이유는 몰랐다고 한다. 또한 B가 표창장을 받았는데 총장 직인 날인의 일련번호가 다르다. 위조가 아니고 위임받았다 하여도 답은 '보이지 않는 손'의 가능성이 높다. A 인사청문회에 B 증인채택은 무리이다. A가 B를 대변하면 되고 사건 당시 부모로서 그럴만하다. 그러나 B의 문제에 대해서 A가 책임을 지는 것도 역시 당연하다. 여기까지 답변이 같다면 콩을 콩이라 부를 수 있다.

조건은 같은데 A에 조국 후보를 넣으면 진보는 문제없다, 보수는 범법자라고 한다. SNS에서는 뱀이 꼬리를 물듯 논리가 자가발전을 한다. 확증편향은 심해진다. 진보는 가짜뉴스라 공격하지만 도낀개낀 아닐까 싶다. 과거 보수가 반대세력을 향해 친북, 빨갱이, 좌파로 부르며 박해하던 것에서 진보는 한 단계 진화했다. 진보는 수구꼴통, 친일, 토착왜구 등으로 몰아세운다. 법과 제도가 허용하였고 불법은 없었다. 자세한 내용은 몰랐고 증거는 없다는 논리가 SNS에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강제징용은 적법했다는 일본 주장과 틀이 같다.

견지망월(見指忘月) 달을 가리키는데 손을 본다. 정확히는 손가락을 가지고 싸워서 달을 보는 눈길조차 돌린다. 진영논리에 매몰됐다. 이제 진보에서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하여도 보수는 믿지 못한다. 나라는 두 동강이 나고, 토착왜구로 불린 자들은 진보와 한 하늘을 이고 살기 어렵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진보는 한발 나아가 고 노무현 대통령 자살의 경위와 과정을 떠올리라고 하면서 결집하고 있다. 대단한 집중력이다.

김석민 충북법무사회 회장.<br>
김석민 충북법무사회 회장.

법무부장관 적격성에 "콩(옳음)입니까, 팥(그름)입니까?" 그러자 "진보"라고 답한다. 다시 묻는다. "아니 콩입니까?" 그러자 "검찰개혁"이라 답한다. 동문서답(東問西答)이고 검찰개혁을 위한 결집을 외친다. 노무현 대통령의 새로운 정치는 이런 모습일까?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씨네 형제들'에서 대심문관(추기경)은 재림 예수에게 "당신은 우리를 왜 방해하러 온 거요"라고 말한다. 오늘날 노무현 대통령이 재림했을 때 진보는 무엇이라 말할 것인가? 진보의 조국이 아닌 조국의 진보가 되는 이 현상에 대해 어찌 변명할 것인가? 옳고 그름을 떠나 진보가 이기고 있으니 방해하지 마시라고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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