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마미술관 김재남 기획초대전
쉐마미술관 김재남 기획초대전
  • 이지효 기자
  • 승인 2019.09.08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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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사물·장소에 깃든 철학적 사유 '점·선·면'으로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쉐마미술관(관장 김재관)은 김재남 기획초대전 '닿을 수 없는 지점, 보이지 않는 시점'을 지난 7일 개막과 함께 오는 10월 4일까지 쉐마미술관에서 전시한다. 추석 연휴인 12~14일은 휴관이며 15일부터 정상관람 가능하다.

이번 김재남 개인전은 크게 세 개의 섹션으로 나눠진다. '색 면 시리즈' 컴퓨터의 이미지 처리 프로세스를 통해 미술사의 전통적 시각들에 대한 반문과 함께 이를 재해석한 회화, 영상, 설치와 '싸늘하게 혹은 사랑스럽게' 카펫 위에 수집된 오브제, 사진과 영상 설치, '사라진 풍경(lost Landscape)' 회화 연작으로 그동안의 집약된 작업들을 보여준다. 특히 이번 개인전은 작가의 '사물'과 '장소'의 은밀한 역사와 함께 해온 '철학적 사유'들을 엿볼 수 있으며 2019년 신작인 '색 면 시리즈'는 색 면으로 실재하는 대상을 재현하며 재현을 넘어 영상, 회화, 설치로 작가의 새로운 생각들에서 기인한 매체 작업들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이다.

김재남 작 닿을 수 없는 지점, 보이지 않는 시점-브라이튼(영국)<br>
김재남 작 닿을 수 없는 지점, 보이지 않는 시점-브라이튼(영국)

이번 전시의 주제 '닿을 수 없는 지점, 보이지 않는 시점'은 '언어적', '철학적' 물음에서 시작한다. 작가는 아주 오랜 시간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던 프레임, 곧 사각형 틀의 개념들을 또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다.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돼 파편화된 시, 공간의 이미지들을 컴퓨터의 이미지 처리 프로세스를 통해 다시 점, 선, 면으로 이루어진 그리드 안의 색채를 추출해 재현한다. 그것들은 모두 사각형 프레임이고 줄곧 이어왔던 목탄의 검은색 면과 다를 바 없으며 또 한 오랜 시간 작품의 소재가 되고 있는 밑도 끝도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 같던 바다와 맞닿아 있기도 하다. 그것들이 바로 '닿을 수 없는 지점, 보이지 않는 시점'이다.

'색 면 시리즈'는 김재남 작가가 그동안 검은색 면으로 표현했던 바다 이미지들을 다양한 색채로 구성된 추상으로서의 색 면이 아닌 '실재'하는 대상의 '재현'으로 바라봤으며 컴퓨터의 이미지 처리 프로세스를 통해 추출한 색들을 입체와 함께 회화적 요소로 재구성했다.

색 면 시리즈는 특히 이번 전시에서 단편적으로 프랑스 노르망디 에트르타를 배경으로 한 쿠르베와 모네 등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미술사의 전통적 시각들에 대한 반문과 함께 이를 재해석한다.

'사라진 풍경(lost Landscape)'회화 연작은 문화적, 사회적 기억들을 내포하고 있는 특정 장소의 바다 이미지들을 채집하고 '낯설게 하기'를 통해 불완전한 상태로 보여준다. 해석체(interpretant)로서의 기억들을 환기시키기 위해 검은색 목탄을 캔버스에 수없이 칠하고 문지르기를 반복해 신체가 개입된 흑과 백의 단순한 색 면으로 치환 시킨다. 이러한 이질적인 화면의 중첩과 배열은 사라짐과 그것들 사이의 상호 관계를 통해 새롭게 해석되는 상상적 공간과 제3의 '시적 언어'를 이끌어 낸다.

'싸늘하게 혹은 사랑스럽게'는 수집된 오브제, 사진과 영상 설치 작업으로 일상의 사물이나 상황에서 오는 언어적 해석과 시적언어 사이의 경계를 넘나들며 예측하지 못했던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내는 유희적 상황에 주목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의미, 수용 등 언어와 이미지의 전통적인 관념들을 거부한다.

김재남 작 싸늘하게 혹은 사랑스럽게 카펫위에 수집된 오브제, 사진, 영상 설치, 2019
김재남 작 싸늘하게 혹은 사랑스럽게 카펫위에 수집된 오브제, 사진, 영상 설치, 2019

김재남 작가는 1971년 여수에서 태어나고 홍익대 회화과와 동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했으며 미술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작품 활동으로는 주요 개인전 노스탤지어(홍익대 현대미술관, 서울), 두 개의 섬 프로젝트(csp111Artspace, 서울)와 표류하는 영웅들 프로젝트(금호미술관, 서울)가 있으며 2019 김재남 X 유승호 협업프로젝트(파티움아트 갤러리, 인천), 2017 부산 바다미술제-'Ars Ludens', 15회 이스탄불비엔날레 특별전-Taste of Tea(하이다파사, 이스탄불, 터키) 외 100여 회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작가는 그동안 회화, 영상, 사진, 텍스트 등 다매체 설치작업을 통해 장소와 사물 사이의 미묘한 관계에 주목한 작업들을 이어왔다. 그는 매체 간 상호작용과 '상호매체성'의 서사구조에 따른 우연성과 불확실성의 구조화를 통해 내용적 층위마저도 다양하게 변모할 수 있다는 점과 관객의 개입에 따른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 내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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