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짐을 지고 크게 웃다 / 손택수

결박으로 나를 푼다
등 뒤로 묶은 두 손
뒤를 받쳐 앞을 편다
습관적으로 젓던 노를 들어올리고
유유히 흐르는
배,
부푼 돛배의
출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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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일 시인.
최호일 시인.

손은, 손이 하는 모든 행위는 일종의 결박이다. 자동차를 운전하고 그 손으로 높은 사람에게 손바닥을 비벼보기도 하며, 공짜 돈을 받아먹기도 한다. 수갑도 손에 찬다. 그런 손을 아예 없애버리는 행위가 뒷짐을 지는 일이다. 스스로 정신적 결박을 한 셈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드디어 "유유히 흐르는" 자유로운 영혼의 "돛배"를 띄울 수 있게 된 것이다. 시인을 세상에서 처음 보는 배를 한 척 발명해 낸다. / 최호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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