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최석현 서원대 호텔외식조리학부 교수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 대회를 마치고 여러 논평들이 많다. 준비단계부터 페막까지 지켜본 자문위원으로서 느낀 소감을 적어보고자 한다.

지난 8월 30일 세계무도인들의 축제가 충북 충주시에서 열렸다. 당일 저녁 7시 30분 행사장에는 화려한 공사군악대의 연주를 선두로 참가국 국기, 선수 및 각국 관계자들이 환호와 열광을 받으며 입장한다. 하늘을 수놓는 공군 비행단, 대회조직위의 멋진 이벤트 행사, 환한 불꽃과 함께 대회 성공을 기원하는 폭죽. "아름답다", "멋있다" 등의 탄성이 곳곳에서 터져나온다.

주위에는 교통을 정리하는 경찰관, 각자 할일을 밝은 얼굴로 하는 자원봉사단, 소방대원들, 테러에 대비해 경계를 늦추지 않는 군경 합동 대테러지원단. 이러한 모습들은 국제대회에서 볼 수 있는 풍경들이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이번 대회는 이시종 조직위원장과, 조길형 충주시장, 이재영 사무총장, 지역의 대학, 산업체, 시민단체와의 하모니가 어우러져 '맛있는 오케스트라' 한 곡을 듣는 느낌이었다. 도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전문 자문위원들과의 유기적인 소통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물론, 언론이 이야기하는 몇가지 불미스러운 점 등 아쉬움이 남는 대목도 있다.

이쯤해서 질문을 던져본다. '이 행사의 주인공은 누구였을까?'. 바로 '우리'다. 충주, 충북, 대한민국 '우리'가 주인공이었던 것이다. 이른바 산학민관(産, 學, 民, 官)이 하나가 되는 충북도의 저력을 세계에 보여줬다. 이것은 '우리'가 주인공이기에 가능했다.

모두가 숨은 주역이지만 직접 본 미담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도핑테스트장에서 자원봉사를 했던 두 명의 학생과 담당공무원의 이야기이다. 아침 9시에 출근한 이 자원봉사자들은 저녁 8시가 되어서도 퇴근은 커녕 저녁식사도 하지 못한 채 도핑검사에 응하지 않는 선수들의 통역에 진땀을 빼고 있었다. 본래 통역자원봉사자들은 오후 6시 퇴근이다. 이렇게 알고 온 두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애로사항을 담당공무원에게 이야기를 한다. 이 공무원은 이야기를 다 들은 후 정중히 사과하고 바로 다음날부터의 일정을 조정하고는 자원봉사자들을 퇴근시켰다. 또한 밤 10시50분께 도핑테스트를 마친 선수들을 배려해 특정 브랜드의 햄버거가 먹고 싶다는 선수들을 위해 직접 햄버거를 사주고는 선수 숙소까지 태워주었다. 그러고 나서야 본인의 식사를 한다. 그때 시간은 자정 12시가 조금 넘었다. 우연히 동석했던 필자는 자원봉사자들의 노고와 담당공무원의 유연한 마인드에 감동을 받았다. 폐막식날, 도핑테스트장에서 만났던 자원봉사자와 담당공무원을 우연히 만났다. 그땐 '우리'가 되어 있었다.

최석현 교수
최석현 교수

대회가 끝나고 보여준 이시종 조직위원장의 대회에 관련된 '백서 제작'은 '우리'와의 소통을 가장 잘 나타내준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바라는 바가 있다면 조직위와 관련부서만이 아닌 시민들의 의견도 반영하면 더욱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또한 긍지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준 이번 대회의 경제심리적 효과 즉 '가심비'는 '우리' 주인공들의 가슴에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자부심으로 남아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시 한번 이번 대회의 주인공은 '우리' 모두임을 잊지 않고 이 대회가 세계 여러 도시에도 개최될 수 있도록 기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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