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들이 탐내는 계룡산 철화 분청사기
며느리들이 탐내는 계룡산 철화 분청사기
  • 이병인 기자
  • 승인 2019.09.25 2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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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최창석 공주문화원장

공주교육장으로 근무할 때 당시 이시장님과 5~6명의 공주지역 기관장들이 계룡산 도예촌으로 체험 활동을 간적이 있다.

우리는 공방에서 물레로 돌려놓은 국그릇 같은 다완(茶碗-차 사발)에다 공방에서 주는 흑먹색 철화 안료로 각자 그림을 그렸다.

나는 삐쭉 솟은 계룡산에 자리 잡은 초가집과 시냇물 그리고 나무꾼의 모습을 개발 새발 모양도 없이 표현하고 그릇 안쪽에 공주교육장이란 글자도 어떻게 간신히 써 넣었다.

그리라고 하여 그렸고 쓰라고 해서 쓰기는 하였지만 워낙 그림에 재주가 없는 사람이라 작품이 내가 보기에도 영 마음이 들지 않는다.

여하튼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쓴 다음에 손질할 것도 없이 도공에게 유약을 바르고 구워달라고 하며 각자 3만원의 체험비를 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나중에 잘 구워서 보낸 분청사기를 보니 그냥 쓰레기통으로 들어가기는 아깝고 하여 집사람에게 부엌에서 쓰겠느냐고 물어보니 좋다고 하며 쓴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우리 집에는 계룡산 분청사기가 하나 생겼는데 이 그릇은 우리 집에서 내 밥공기가 되고 국그릇이 되며 때로는 동치미 담그는 김치 그릇이 되기도 한다.

내가 만든 분청사기에는 동치미가 담겨져 있었다.

지나는 말로 두 며느리에게 '이 그릇이 어떠냐? 맘에 드느냐? 맘에 들면 누가 가져가라'라고 말했더니 며늘아기들의 눈이 반짝거리며 좋아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리고는 '예쁘고 마음에 든다'고 하며 서로 가져가겠단다.

갑자기 아침 식탁이 차 사발 쟁탈전이 될 위기이다. 재빨리 이를 간파한 우리 집 사람이 '이건 안 된다. 네 시아버지 밥그릇이다'라고 말해서 상황을 정리하였고 나만 실없는 말을 지껄인 꼴이 되었다.

나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박대한 계룡산 철화분청 다완. 때론 밥 그릇, 국 그릇, 동치미 그릇, 어느 때는 막걸리 대접으로 푸대접 받는 이 다완이 젊은 여자들이 보기에는 좋았던가 보다.

투박하면서도 은은한 맛이 있고 백자나 청자 못지아니하게 화려하면서도 사치스럽지 않은 수수한 멋,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은 백제의 정신까지 담겨있는 것이다.

우리 며느리들의 말인 즉 부엌에서 각종 그릇으로 사용하거나 일본에서 먹었던 말차를 따라 먹으면 운치가 있을법한 썩 괜찮은 그릇이란다.

공주의 '계룡산 철화분청사기'는 상감청자, 청화백자와 함께 '한국도자 3절'로 불리었다.

일본에서는 '고려 다완'이라 해서 많은 일본인들이 차 문화와 더불어 특별히 명품으로 대접한 전통 있는 도자기였다.

더구나 일본 도자기의 원조로 많은 일본인에게 존경받고 추앙받는 '도조 이삼평' 고향으로 공주 학봉리에는 '이삼평공 현창비'가 있다.

최창석 공주문화원장
최창석 공주문화원장

이와 같은 좋은 전통과 도자기를 좋아하는 일본과의 인연 그리고 산자수려한 계룡산을 연계하여 도자 산업을 육성하고 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음으로 공주의 소득을 증대시켰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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