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포럼 제138회 학술발표회' 이융조 선사문화연구원이사장
"'첫 순화벼' 박물관 세워 생태·교육자원 활용해야"

이융조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이사장이 청주소로리볍씨의 오늘과 내일 소로분교를 박물관으로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이지효
이융조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이사장이 청주소로리볍씨의 오늘과 내일 소로분교를 박물관으로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이지효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중부매일과 학술협약을 맺은 중원포럼(이사장 박선주)이 지난 27일 청주 우민아트센터 세미나실에서 제 138회 학술 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이융조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이사장이 '청주 소로리볍씨의 오늘과 내일-소로분교를 박물관으로'를 주제로 강연했다. 특히 이제는 민간이 아닌 청주시와 충북도가 나서서 중국보다 4천년이나 앞선 쌀의 기원이 출토된 청주 소로리볍씨 박물관을 세워 이를 보존하고 세계에 알리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 편집자

쌀은 인류에게 생명이고 문화를 만든 중요한 역동적인 핵심체다. 이렇게 중요한 쌀의 연구는 UN의 산하기관인 국제미작연구소(International Rice Research Institute, IRRI, 필리핀 로스 바뇨스 소재)를 중심으로 특히 미·영·일·중국학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 IRRI에서 4년 마다 개최한 제4회 벼 유전학 국제회의에서 서학수 영남대 교수와 발표자는 2000년 10월 22일부터 27일까지 열린 회의에서 청주 소로리볍씨를 처음 발표했고, 이 회의의 종합 수정본이 2003년 출판됐다. 이어 4년마다 열리는 제5회 세계고고학대회(WAC-5, 미국 워싱턴DC 2003. 6. 21~26)에서 125개 분과의 하나로 열린 '제8회 수양개와 그 이웃들'에서 발표된 2개의 논문(이융조·우종윤의 '1만5천년 전의 세계 최고의 소로리 벼:발견과 의미'와 김종찬·이융조의 '구석기 유적인 소로리토탄층의 연대측정')이 발표되면서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2토탄층에서 출토된 소로리볍씨
2토탄층에서 출토된 소로리볍씨

2토탄층에서 출토된 볍씨들을 고 허문회 교수(전 서울대)는 고대벼(뒤에 원조벼로 고쳐 부름)의 1형(작은 벼, 자포니카 종) 17톨과 2형(긴 벼, 인디카 종) 1톨, 그리고 유사벼(벼와 유사한 식물유체)의 1형과 2형(모두 109톨)으로 분류해 4종의 유형을 확인해 발표했다. 이것은 청주 소로리볍씨가 단순히 한 유형만이 아니라는 중요한 사실을 밝혀주고 있다.

2003년 이들의 발표 이후 같은해 9월 10일 계간지 고고학(ARCHAEOLOGY)에 올해의 발견(Year of DISCOVERY)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는 바로 국제적으로 제일 높이 평가 받고 있는 BBC뉴스에 2003년 10월 21일 '세계 최고의(oldest) 순화벼'로 보도되고 AP·AFP·Le Monde에도 인용·보도됐다.

잘라진 소지경을 확인한 박태식 박사
잘라진 소지경을 확인한 박태식 박사

벼에 달린 소지경을 비교해 보면 야생벼는 자연탈립돼 그냥 통째로 떨어지게 되나, 재배벼의 특징을 갖고 있는 것은 자연탈립되지 않고 인위적으로 잘라야만 떨어지는데, 고 박태식박사(농업과학원)가 실시한 전자주사현미경(SEM)의 연구결과로도 잘라진 특징을 밝혀내인위적으로 잘라냈던 흔적임을 확인했다.

이같은 사실로 "청주 소로리볍씨가 인류생명문화의 최고(最古) 유산"이라고 김성훈 교수(전 농림부장관)는 주장하고 있다.

세계적인 고고학 개론서에 청주 소로리 볍씨가 기존 중국것보다 앞선다는 것이 명시돼 있다.
세계적인 고고학 개론서에 청주 소로리 볍씨가 기존 중국것보다 앞선다는 것이 명시돼 있다.

쌀의 기원문제에 관해서는 R.렌프류와 P.반 교수(영국 캠브릿지대학)가 공저한 Archaeology (고고학)는 그 변화를 살피는데 좋은 자료가 되고 있다. 이 책은 세계적으로 제일 많은 대학교재와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읽고 있으며, 영어권은 물론 유럽의 여러 나라와 그리고 중국·일본·러시아 등을 포함해 우리나라에서도 2006년 번역 출판돼 세계 고고학계를 평정하고 있다고 극찬하고 있다.

저자들은 대학교재로써 학문적 위상에 맞추어 세계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연구성과를 반영해 4년마다 새로운 판을 내어놓는데 제2판(1995, 608쪽), 제3판(2000, 640쪽), 제4판(2004), 제5판(2008, 656쪽), 제6판(2012), 제7판(2016, 672쪽)으로 판을 거듭할 수 록 새로운 고고학적 사실과 해석을 첨가해 완전한 검증결과를 확인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평가된다.

제2판과 제3판에서는 'first domestication'란에 BC 9천500년에 'Rice(China)'로 명시돼 있고 그림에도 중국으로 표시돼 있었다. 그런데 제4판을 저본으로 해 번역한 이희준 교수의 '현대 고고학의 이해'를 보면 170~171쪽에 '벼(한국, 1만3천년 BC)'라고 하며 한국으로 표시돼 있다. 이 이사장이 소장하고 있는 제5판(170~171쪽)과 제7판(174~175쪽)에도 'Rice(Korea, 1만3천년 BC)'로 돼 있어 제4판과 똑같은 내용으로 서술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세계적인 고고학 개론서에 청주 소로리 볍씨가 기존 중국것보다 앞선다는 것이 명시돼 있다. (확대본)
세계적인 고고학 개론서에 청주 소로리 볍씨가 기존 중국것보다 앞선다는 것이 명시돼 있다. (확대본)

이 이사장은 "이렇게 보면 청주 소로리볍씨가 세계적으로 가장 높이 평가받고 있는 고고학교재인 Archaeology를 통해 2004년도부터 2020년까지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첫 순화:벼(first domestication: Rice)'로 소개되고 있는 것은 학계의 공인된 사실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소로리 유적과 청주 소로리볍씨가 있는 청주시는 청주와 청원의 통합을 기념하는 큰 의미에서 새로운 상징마크를 청주 소로리볍씨로 하고, 2016년 11월 23일 이를 기념하는 상징탑을 준공해 그 의미를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에 알리고자 했다"며 "그것은 이 볍씨가 단지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차지하는 위치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청주 소로리볍씨는 생태 및 역사체험자원으로 활용돼야 하고 교육자원으로 활용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볍씨가 기원 명시된 책
한국볍씨가 기원 명시된 책

김양식 박사가 2015년 발표한 '생명문화도시 청주의 미래와 콘텐츠전략'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강조하고 있다. 이 볍씨가 발견된 장소와 인접한 옥산초등학교 소로분교를 체험공간으로 만들어 생명의 씨앗을 온누리에 퍼트리는 명소로 브랜딩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이와 함께 세계인들이 찾는 관광자원이 되기 위해서는 스토리텔링화와 함께 명소화가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청주 소로리볍씨는 청주시의 장소마케팅 자원으로 활용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정밀한 구상과 중·장기 대책이 세워지도록 지자체가 앞서 청주 소로리볍씨 박물관 건립에 관한 기본적인 계획과 수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지역 주민들과 소로분교장 등 민간에서는 적극적인 찬성의 뜻을 모았지만 정작 나서줘야 할 지자체의 움직임은 전무한 상태다.

국제회의에 참가했던 중국과 일본학자 뿐만 아니라, 수양개 국제회의에 참가했던 10개 국가의 고고학교수, 유라시아 6개국 학자들, 중국을 대표하는 탕셍쟝 소장과 조지군 실장도 이 의견에 적극 찬성하며 박물관 건립시 협조를 약속하는 등 국제 사회에서도 뜻을 같이 하고 있으나 정작 세계적인 유산이 있음에도 지자체에서는 방치하고 있어 지자체의 관심이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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