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자치 10년 유봉렬 옥천군수 인터뷰

정부수립과 함께 시행되다 군사정권시절 폐지된후 40년만에 부활된 뿔뿌리 민주제도인 지방자치제도가 부활되어 자치단체장을 주민들이 직접 선출한 지 10년을 맞이했다. 내년이면 지방의회는 5대째, 지방자치단체장은 4대째를 선출하게되는 상황에서 그동안 정당공천이 배제됐던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 공천과 지방의원에 대한 유급제가 시행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에대한 찬반 논쟁이 뜨겁다. 민선 자치단체장의 3선연임 제한에 대한 위헌 신청이 제기되어 있으나 올해 국회에서 공직선거및 선거부정방지법의 관련 규정을 손질하기 않음에 따라 4선 지방자치단체장의 출현은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의회 초대 의장으로 시작해 도내에서는 유일하게 민선 군수 3선을 역임한 유봉렬 옥천군수는 부활된 지방자치의 산 증인으로 꼽힌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간 옥천군 행정을 이끌어 오는 동안 정부와 전문기관의 평가에서 최우수 자치단체장으로 인정 받아온 유군수를 만나 그동안의 소회와 남은 임기 동안 주력할 사업 등 군정의 이모저모에 대해 들어본다. /편집자


-지방자치제도 부활과 함께 옥천군의회 초대의장으로 시작해 3선의 민선 자치단체장으로 강산도 변한다는 10년간 옥천군 행정을 이끌어 왔는데 처음 취임시 구상은 어떠했는지요.

▶지방자치제가 시행되면서 초대 옥천군의회 의장을 역임하고 10년전 옥천군수로 취임할 당시 목표는 내고향을 살기 좋은 고장으로 만들기 위한 토대를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보릿고개 시절부터 주민들과 가장 가까운 농촌지도직 공무원으로 애환을 함께했고 새마을 운동과 녹색혁명을 통해 빈곤을 탈피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느꼈고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를 알게됐습니다.

제1기에는 도시와 격차가 날로 벌어지고 생기를 잃어가는 농촌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주민의 소득을 높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며 이를 위해서는 경제발전의 토대가 되는 SOC를 확충해야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군정 목표를 활력있는 선진 옥천 건설로 정하고 지역개발의 토대가 되는 도로와 교량 등 사회간접자본시설의 건설에 주력했습니다.

SOC 확충을 군정의 전반기 최우선 과제로 추진했고 지금도 우선 순위를 유지한 결과 전국 어느 지역에 비해서도 이 분야 만큼은 경쟁력을 갖추었고 주민들이 길군수라는 별명을 선사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전동구 옥계동과 군서면을 잇는 곤룡재 터널의 경우 추진 초기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결국 완공되어 지역발전을 촉진하는 기초가 됐습니다. 또 제37번 국도의 4찬선 확포장과 경부고속도로 나들목의 이전, 동부우회도로 건설 및 폐고속도로를 활용한 동서간 교통망 연결 그리고 군도와 지방도의 확포장 및 개설을 통해 차량이 들어갈 수 없는 마을을 없애고 토지의 활용도를 높였습니다.

지역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27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전국 제일의 이원묘목유통단지를 조성하고 묘목유통센터를 개관해 이원을 전국 묘목시장의 메카로 육성하고 있습니다. 이원묘목의 우수성을 적극 홍보하고 과수묘목을 두차례 북한에 제공해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최근에는 이원묘목특구가 전국 10대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이미 가동중인 구일농공단지와 기업들의 유입은 이러한 전반기에 주력한 SOC 확충의 결과이며 현재 추진중인 농산물집산물류단지 등도 지역산업 활력화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기대됩니다.

-민선 후반기에는 복지와 문화예술 분야의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후반기에는 도시에 비해 노인 인구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노인과 장애인 및 어려운 이웃들이 안정적이고 활기찬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마을마다 노인회관을 건립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자칫 소외되기 쉬운 노인과 장애인들이 참여할 기회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또 보건소와 보건진료소 등의 시설을 개선하고 24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준공한 노인ㆍ장애인복지관에 물리치료실과 체력단련실, 취미교실 및 재활훈련실 등 시설과 장비를 확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서정시인인 정지용선생을 배출한 문향의 고장 이미지에 걸맞게 독특한 문화예술의 창달을 위해 정지용시인의 생가를 복원하고 올해 문학관을 준공했는데 시를 좋아하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또 올해 착공한 육영수여사 생가 복원과 기념관 건립사업 등도 차질없이 추진되고 있고 수북리와 석탄리에 조성될 선사유적공원도 토지보상에 들어갔습니다. 인접한 정지용시인 생가와 육영수여사 생가 및 선사유적공원은 옥천의 명소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향토민속자료전시관과 관성회관 야외음악당, 청소년수련관에 이어 문화예술회관이 준공되면 옥천은 기초단체로서는 우수한 문화예술 인프라를 구축하게됩니다.

군민의 체력증진을 위해 107억원을 들여 2004년 개관한 옥천체육센터는 전국체전배구대회와 전국남녀배구대회, 소년체전농구대회 등에서 그 진가를 발휘했고 생활체육관의 체력단련실은 군민들의 체력 향상은 물론 지역경제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남은 임기동안 주력하실 분야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1백만평 규모의 지방산업단지 지정과 관광산업 활성화의 토대를 마련하는데 주력하면서 어려운 이웃들이 따뜻한 정을 느끼며 생활할 수 있는 건강한 복지고장 옥천을 만드는데 모든 역량을 기울일 방침입니다.

지방산업단지의 경우 지난 3월 산업연구원의 용역을 토대로 이원종충북지사와 각계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옥천군 지역혁신 발전토론회에서 타당성과 개발방향 등이 논의되었습니다. 옥천은 전국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이자 대전과 청주 등 중부권 최대의 배후도시를 지니고 있어 인력 수급이 용이하고 정부의 행정중심 복합도시 건설에 따른 이전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1백만평 규모의 지방산업단지를 조성해 유망 제조기업을 중점 유치하고 연구개발특구로 지정된 대덕연구단지의 첨단 기술을 상용화하는데 필요한 산업기지의 역할을 수행할 경우 옥천은 물론 남부 3군의 소득과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자연환경 보전과 산업이 조화로운 발전을 이루는 미래형 기업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제조업보다 부가가치가 훨씬 높은 관광산업은 옥천의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훌륭한 자원입니다. 대청호와 금강의 수려한 자연 경관은 물론 역사적, 인적 자원도 풍부해 볼거리와 즐길거리 및 아이들의 체험학습에 이르기까지 주5일 근무시대와 웰빙에 대한 요구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장기 개발계획의 밑그림을 완성하고자 합니다.

-향후 정치적 행보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지방자치단체장의 3선제한에 대한 위헌제기를 놓고 말씀들 하시는 것 같은데 이미 밝힌 것처럼 이는 개인의 의견이 아니라 전국 지방자치단체장들의 결정에 따른 것이며, 헌재의 판결과는 상관없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어떤 역할도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천명했습니다. 남은 임기동안 군민들이 맡겨주신 책무를 성실히 수행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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