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자식교육
아버지의 자식교육
  • 중부매일
  • 승인 2019.11.1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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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시론] 한병선 교육평론가·문학박사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Mozart)는 어릴 때부터 음악천재라는 소리를 들었다. 만4살 때부터 작곡을 시작했고 7살에 유럽순회 연주를 했으며 8살에 첫 번째 교향곡을 작곡했다. 하지만 그의 이런 재능은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 당대의 유명한 음악교사였던 아버지 레오폴트 모차르트(Leopold)에게 교육을 받은 덕분이다. 아버지가 아들의 음악적 재능을 감지하고 극성스러울 정도로 음악교육을 시켰기 때문이다.

조선의 21대 임금이었던 영조(英祖)도 자식교육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인물이었다. 41세에 늦둥이로 얻은 아들 사도(思悼)세자의 교육을 위해 몇 날 몇 밤을 새워 직접 책을 집필했을 정도였다. 사도는 어린 시절 매우 총명했다. 하지만 사춘기를 지나나며 문제가 생겼다. 오늘날 아이들이 중2병을 앓는 것처럼 공부를 게을리한 것이다. 영조는 이런 아들을 끊임없이 채근했다. 이를 견디지 못한 사도는 기행을 일삼으며 심한 일탈로 반항했다. 그 결과 영조는 그리도 사랑했던 자식, 사도세자를 뒤주 속에 가두어 죽게 했다.

레오폴트는 성공한 사례다. 영조는 실패했다. 왜일까. 관계 관리의 차이다. 레오폴트는 아들과의 관계에 신경을 쓰며 채근했다. 그는 매우 가부장적이었다. 모차르트의 누나인 아나도 뛰어난 피아니스트였지만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무대에 서는 것을 막았다. 아들 모차르트에게 강한 푸시(push)를 했을 것이란 것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관계 관리를 통해 모차르트라는 인물로 만들었다. 영조는 그렇지 못했다. 완급조절 없이 끊임없이 사도세자를 몰아치기만 했을 뿐, 사도의 정서적인 면을 고려하지 않았다. 결국 비극으로 끝났다.

자녀와의 관계 관리 실패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영조가 그랬듯 가족의 비극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다. 과거 아버지가 자녀의 학업문제로 가족들과 함께 저수지로 차를 몰고 돌진한 사례나, 공부 스트레스 견디지 못한 아들이 어머니에게 골프채를 휘둘러 사망케 한 사례도 그렇다. 최소한의 도덕적, 윤리적 의무만이라도 남는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행복감을 느낀다. 하지만 관계 관리의 실패는 이런 행복을 송두리째 빼앗아 간다. 이런 점에서 관계 관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관계 관리는 세간에서 흔히 하는 말로 하면 '밀당', 즉 밀고 당기기다. 이 힘 조절이 관계 관리의 성패를 가른다. 당구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볼을 원하는 대로 보내기 위해서는 힘 조절을 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세게만 쳐도, 약하게만 쳐도 공은 의도대로 가지 않는다. 후속 볼을 생각하지 않고 힘만 쓰면 다음 득점을 기대하기 어렵다. 강한 샷을 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마인드 컨트롤(mind control)도 해야 한다.

관계 관리는 이런 게임기술들을 적용해야 성공할 수 있다. 원하는 볼을 만들고자 할 때 그에 맞는 기술을 구사해야 하는 것처럼, 자녀들의 문제에서도 이런 게임기술이 필요하다. 때론 강하게, 때론 약하게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시종일관 강하게 푸시만해서는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자녀에게 정성을 다하되 지나치게 강요하는 전략으로는 안 된다. 푸시의 완급을 조절하며 긴 호흡으로 자녀의 성취를 기대할 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관계 관리란 부모와 자녀가 서로 윈위(win-win)하는 관계를 만들어 가는 상호적인 과정이다. 부모는 너무 조급해 하지 말고 인내하는 여유와 지혜가 필요하다. 필자 역시 자식교육에서 긴 안목으로 보지 못했고 인내하지 못한 점, 지혜롭지 못했던 부분들을 반성하며 성찰한다. 특히 큰 딸에게는 더욱 그렇다.

[중부시론] 한병선 교육평론가·문학박사
한병선 교육평론가·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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