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칼럼] 이민우

청주시 공직사회 일탈행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최근엔 '인사 조치'에 불만을 품은 간부 및 직원들의 도를 넘은 행위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음주운전은 기본이며, 갑질의혹, 성추행, 성희롱, 금전요구 등 각양각색이다.

지난 1일 오후 11시께 청주의 한 동장(5급)인 A씨가 인화성물질이 담긴 듯한 기름통을 들고 시청 당직실을 찾았다. A씨는 직원에게 음주를 강요하고, 막말을 하는가 하면 성추행까지 했다는 의혹을 받아 최근 대기발령 조치를 받았다. 당시 음주상태로 당직실을 찾은 A씨는 '자신에 대한 인사 조치는 부당하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동행한 가족들과 당직 직원들의 설득으로 상황은 일단락 됐다.

이번 건과 달리 외부에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청주시 공직사회에서 인사 불만과 관련한 공무원 일탈행위는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올 초 정기인사에서 6급 승진 대상자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B씨는 자신이 최종 대상에서 제외된 것에 반발, 시장 면담을 요구하며 삭발 항의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공서열에서 경쟁자들보다 우위를 자신했던 B씨는 인사결과에 불복, 주변인들에게도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 지자체와 달리 청주시에서만 인사와 관련한 직원들의 불만이 이처럼 적나라(?)하게 표출되는 이유는 뭘까. 인사의 기본원칙인 '신상필벌'과 '무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데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특히 매번 그렇듯이 사건만 터지면 한범덕 청주시장은 '무관용원칙을 적용해 엄벌한다'는 식으로만 대응하고 있다. 한 시장은 지난 11일 주간업무 보고회에서 최근 불거진 공직기강 문제에 대해 질타하며 "공직기강에 대한 문제가 계속 발생하는데 이는 우리 모두의 몫으로 인식하고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각성하고 쇄신해야 한다"며 "앞으로 이런 사건이 발생하게 될 경우 무겁게 조치 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직자들의 행태에 대한 잡음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이에 대한 대책과 해법은 늘 내놓고 있지만 실현되지 않고 있다. 크건 작건 권력을 가진 공직자들에게 유혹은 항상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공무원들의 일탈에 대해 여러 가지 원인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스스로 공직자로서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간부의 눈치나 보고 이럴까 저럴까 결정하는 공무원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사고'를 칠 부류에 불과하다. 소속 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능동적으로 업무를 추진하고 각자가 책임 있는 조직의 중심이 될 때 일탈행위는 설 자리가 없어지게 마련이다. 현재 시 공직사회는 '경거망동'과 '시기', '질투' 등이 앞서고 있다. 엉뚱한 원인을 찾을 때가 아니다. 진단을 올바로 해야 말끔하게 고칠 수 있다. 일탈행위가 적발된 공직자는 시스템에 따라 일벌백계해야 한다. 그 실태를 엄밀히 파악해 정확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본인은 물론 주변 동료들도 '타산지석'으로 삼아 행동을 삼가고 자중하기 때문이다.

필요에 따라 재기의 기회도 주어져야 하며, 그 처방은 신속해야 한다. 공직자의 일탈은 곧 시민의 피해로 돌아온다. 자신이 저지른 뒷정리를 하느라 해당 공무원은 그 만큼 업무에 소홀해지고 처리 결과에 조마조마한 시간을 보내기 마련이다. 민원인이나 동료들은 당사자에게 말을 아끼게 되고 서서히 소통이 단절된다. 공무원의 잇단 비위 사건에 대해 특단의 조치가 나와야 한다는 여론도 비등하다. 아무리 강도 높은 징계로 응수해도 일탈 공무원들이 끊이질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시 공직사회에 요구한다. '진정한 공복(公服)을 바라는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성숙한 공무원으로 하루빨리 거듭날 수 있도록 정진해 주길 기대한다.

이민우 부국장겸 사회부장
이민우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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