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최익성 경영학 박사·플랜비디자인 대표

행복이란 연초의 나보다 연말의 내가 조금 더 나아졌다고 느끼는 것이라고 한다. 행복에 대한 정의가 참 많겠다. 지금 현재 내가 발 딛고 있는 곳에서 발견하는 것, 어제를 돌아보고 잠시 미소 짓는 것, 내일의 희망을 가지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 등 매우 다양하다. 필자는 성장을 중심으로 한 행복의 정의를 좋아한다. 우리는 과거보다 분명 나아진 세상에 살고 있다. 개인 또한 어제보다 나아져야 한다.

당신은 성장하고 있습니까? 강의를 시작할 때 던지는 질문이다. 이 질문을 받으면 사람들은 순간 강의자에 한기가 느껴진다. 그리고 이제 숙연해지고 진지해진다. 신체, 건강과 관련된 것은 지표화하여 측정할 수 있겠지만, 성장을 측정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 성장을 측정할 수 있는 척도가 존재한다면 요즘 말로 완전 대박일 것이다. 최고의 학자들이 연구를 해서 개인 성장 측정 도구를 개발한다고 하더라도 충분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도구가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성장에 대해서 각자의 의미부여가 다르기 때문에 부족함은 여전히 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스스로 답해보는 수 밖에 없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순간 잠시 멈춰서 스스로에게 질문 해보기 바란다. "나는 성장하고 있는가?" 잠시 멈추면 자신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확인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자 이제 잠시 읽기를 멈추고 자문해보기 바란다.

성장을 어떻게 구분하고 성장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경영학의 구루인 피터드러커 박사의 말씀을 따라가보자. 피터드러커는 성장과 학습에 관심이 많았던 경영학자였으며, 본인이 스스로 학습하는 개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드러커는 '비영리단체의 경영'이라는 책에서 성장을 자기계발의 관점에서 논하고 있다. 그는 '자기계발이란 스킬을 연마하는 것 만이 아니라 더 성숙한 인간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자기 자신이 스스로 부과하는 책임의식에 초점을 맞출 때 우리는 스스로를 보다 크고 중요한 존재로 인식한다. 그것은 허영이나 자만이 아니다. 그것은 자아존중감이고 자신감이다. 그것은 한 번 몸에 배면 그 사람으로부터 빼앗아 갈 수 없다.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것은 외적인 성장이자 내적인 성장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외적인 성장은 일에 관한 지식이나 스킬을 익히고 성과를 올리는 능력과 관리 능력 등을 습득하는 것을 말한다. 반면 내적인 성장은 인간으로 성숙해가는 과정으로 이른바 인간적 그릇의 크기를 말한다. 신념과 가치, 사람을 대하는 태도, 균형감각 등이 이에 해당할 수 있다. 외적 성장, 내적 성장 모두 일을 통해서 습득할 수 있다.

성장을 위해서 필요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학습이다. 피터드러커는 평생에 걸쳐 공부한 주제가 무려 60여가지가 넘는다. 경영, 경제, 미래, 역사, 국제법, 국제관계, 금융, 일본화 등 경계를 뛰어넘은 공부를 했다. 다방면의 학습을 하였지만 그는 한 번에 한 가지만 집중해서 공부하라고 강조한다. 실제 3년 또는 4년마다 새로운 주제를 선택해서 그 주제를 중심으로 공부했다.

피터드러커와 비교하면 부족함이 있겠지만, 요즘 사람들은 참 많이 배우면서 산다. 더 성장하고 싶다는 요구이든, 배움 자체의 요구인 듯 관계없이 배움을 갈구하고 배우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문제는 왜 배우는가에 대한 방향이 없다는 것이다.

최근 기업의 담당자들을 만나면 대부분 석사학위를 가지고 있거나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인 경우가 많다. 지난 학기에 석사 과정을 마친 후배 A에게 물어봤다. '학위가 끝난 뒤에 뭐가 남았어요?'라고 물어보니 돌아온 그녀의 대답이 슬프다. '빚이 남았다'였다.

슬픈 우리의 현실이다. 성장과 학습을 강요받고 있는 시대를 살다보니 강박적으로 뭔가 배우는 것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의문을 가져야 한다. 무엇을 위해 배우고, 무엇을 위해 성장하고자 하는지? 성장을 위해 무조건적인 투입이 옳지 않다. 성장의 종착점, 그러니까 명확한 목표를 중심으로 성장과 배움에 대한 계획을 체계화해야 한다.

며칠이 지나면 2020년이다. 잠깐 멈춰서 성장이 따라올 틈을 주는 하루가 되길 바란다.

최익성 경영학 박사·플랜비디자인 대표<br>
최익성 경영학 박사·플랜비디자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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