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까지 제2, 3전시장 회화 13점 선봬

정보영 작 .한계지어지다 Being Limited2
정보영 작 .한계지어지다 Being Limited2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스페이스몸미술관이 오는 21일까지 스페이스몸미술관(청주시 흥덕구 풍년로 162) 제2, 3전시장에서 정보영 개인전 'Scattered 흩어지다'를 개최한다.

정보영 작가의 회화 작품 13점을 감상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그의 초기작이 재현의 절차를 도입하고 시점에 따른 시간 차이와 사건으로 부재의 현전을 제시했다면, 최근작은 이에 근거해 실재의 부재에 대한 개념을 확고히 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부재의 가능성을 드러낸다.

작품은 실재하는 건축물을 도입해 공간 자체를 재현하는 것을 일차적인 목표로 해 실재하는 공간을 통해 부재를 드러낸다. 부재의 요소로서 빛, 시간, 사건, 부재를 암시하는 소재들(촛불, 유리구와 유리병, 오르골, 빈 의자와 테이블 등)이 등장하며 이 요소들의 개입으로 소실점에 의해 구축된 공간은 파열된다.

정보영 작 한계지어지다 Being Limited
정보영 작 한계지어지다 Being Limited

이번 전시에는 특히 오르골이 주요 소재로 보여진다. 화면의 전면에 부각되거나 사다리 위에 혹은 유리 진열대에 놓여진 오르골(orgel, 自鳴琴)은 시간이 지나면 멈추는, 시간의 지시물이 된다. 오르골은 태엽이 감긴 정도의 시간 동안만 울리며 매 순간 사라지는 멜로디를 통해 부재를 드러내는 지표로서 기능한다.

공간에 테이블을 배치하고 테이블 위에 유리병 혹은 플라스크를 놓은 후 조명을 설치한다.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정물화를 그리기 위한 세팅으로 보이는 사물과 공간은 집중조명(spot light)이 투사되는 순간 극적인 사건으로 변모된다. 이렇게 극적 상황으로 연출된 장면을 수백 장의 사진에 담아내고 그림으로 재현한다. '흩어지다' (Scattered 72.7x100cm oil on canvas 2018)는 견고한 사물들이 빛에 의해 단계적으로 사라지는 상황을 가정하고 예측한다. 사물의 그림자 윤곽선이 빛의 중첩에 의해 단계적으로 옅어지고 흩어지고 산란되며 최종적으로 빛에 통합되는 장면을 예측해 그 출발점으로 두 개의 빛의 투사를 제시한다. 이제 작가의 건너편에 견고하게 존재해 긴장상태에 있던 사물들은 빛에 의해 흩어지고 사라진다.

정보영 작 먼, 혹은 가까운 Far, or near
정보영 작 먼, 혹은 가까운 Far, or near

정보영 작가는 "되돌아보면 '사실성(reality)을 향한 충동'이 그림의 큰 부분을 지배해왔던 것 같다. 정확히 말하면 빛에 여과된 사실성, 연출된 사실성일 것이다. 텅 빈 공간 혹은 사물에 드리워지는 빛, 시간에 따른 대기 색조의 변화만큼 그리기에 대한 충동을 주는 요소는 없었다. '빛을 그린다는 것은 동시에 그림자를, 그림자를 그린다는 것은 동시에 빛을 그린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 정물을 빌어, 공간을 빌어 빛을 그려온 지금, 지극히 근본적이고 자명한 이 문구를 떠올리게 된다"고 작가노트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스페이스몸미술관은 일요일과 월요일에 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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