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어느새 다사다난했던 기해년이 저물고 경자년 새해가 시작됐다. 되돌아보면 지난 1년 농업인들과 정부 및 농협등 농업관련 단체들은 최선을 다해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 긍정의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쏟았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ASF발병 및 WTO 농업 개도국 지위포기 등 농업인들이 피부로 체감하기 어렵고 기대에 못 미치는 점이 많다는 걸 알기에 아쉬운 한해로 기억될 듯 싶다.

하지만 또 희망을 품는 경자년 새해를 맞아 누구나 조그마한 소망에서부터 커다란 야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획을 수립한다. 농업인들도 한해의 소득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떤 작목을 선택하고 재배 방법은 어떻게 할 것인지, 어떻게 팔 것인지 등 새로운 영농계획을 세울 것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고 하여 농업이 매우 중시되었지만 생활문화와 식습관의 변화는 물론 WTO, FTA 등의 영향으로 우리 농업환경도 세계 속에서 경쟁해야하는 등 큰 변화를 겪어왔다. 게다가 우리농업은 더욱 치열해진 글로벌시대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위기에 직면했고, 예전처럼 '농산물을 생산만 해놓으면 정부나 농협의 도움으로 어떻게든 해결되겠지'하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는 사실도 인지하고 있다.

AI, IOT 등 4차산업을 접목한 농업 기술과 농업인의 정성을 먹고 자란 농축산물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한때 작목선정을 잘해 떼돈을 번 운수대통했던 구시대도 아니고 막상 내가 선택한 작목도 남보다는 나은 최고의 품질로 생산해서 적절한 시기에 좋은 판매처를 스스로 찾을 수 있어야만 높은 농가소득을 올릴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농업환경의 변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는 요즘에는 평생 농사를 업으로 살아온 농업인들도 과거의 경험과 지식만으로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됐다. 이제는 '무엇을 어떻게 하여 소득을 올릴 것인가'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하고, 남보다 한 발 앞서 가보자는 마인드를 가진 혁신적 농업인들과 새로운 먹거리 창출의 희망이 되고, 농업이 더 이상 1차산업에 한정되지 않음을 증명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중인 청년창업농들이 이땅 농업현장의 새로운 희망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농업인·농업·농촌의 미래는 정부 및 농협등 관련단체지원이나 소비자들의 선택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스스로 계획하고 책임지겠다는 주인의식과 경쟁력 있는 농업, 살기 좋은 농촌을 내가 만들겠다는 적극적인 농업인들의 자세가 더더욱 중요하다.

농업은 생명과 직결되는 이땅의 근간이 되는 산업이다. 세상의 모든 일이 어렵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더 길이 보이지 않고 새로운 길도 찾을 수 없다. 긍정적인 도전정신으로 농업인 스스로 자신감과 희망을 갖고 치밀한 영농 계획을 세우고 한 걸음 한 걸음 열정과 정성으로 실행해 간다면 성공하는 농업 경영인으로 누구나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국민 모두가 이 땅의 먹을거리를 지키는 농업의 소중함을 깨닫고 농업과 농촌의 가치를 인정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농업과 농업인의 어려움이 경자년 새해에는 잘 극복될 수 있도록 긍정의 에너지를 모아 함께 동참하며 관심과 성원을 보낸다면 농어촌 경제 활성화와 우리 농업의 발전 나아가 이나라의 경제발전 또한 더불어 가속력을 갖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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