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초대 민선 충북도 체육회장으로 선출된 윤현우 회장의 3년 임기가 시작됐다. 충북도체육회는 정회원 가맹 경기단체 51개, 준회원 6개 단체, 인정단체 등 총 60여개 단체에 엘리트 선수, 생활체육 회원 및 동호인 등 30만~40여만명 회원으로 구성됐다. 연간 집행예산만 해도 200여 억원에 이를 정도로 규모와 중요성, 영향력이 큰 단체이다.

이런 대형 단체의 회장을 그동안은 도지사, 시장, 군수 등 단체장이 겸직해 왔다. 그 이유는 현실적으로 체육단체 운영 예산의 80% 정도를 지자체가 부담하고 있고, 체육회에서 사용하는 체육관, 훈련장 등 체육시설이 지자체 소유이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매번 선거 때마다 정치적 중립성이 시비거리가 되기도 했다.

그래서 국회에서는 2018년 지방자치단체장의 체육회장 겸직을 금지하는 내용의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스포츠와 체육회에 대한 정치적 중립, 체육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보하자는 취지에서 이런 조치를 취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 선출된 충북도 체육회장과 11개 시·군 체육회장들은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고 안착시키는 데 특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충북도와 시·군에서 예산을 지원해 주지만 그 예산은 특정 도지사, 시장, 군수가 주는 것이 아니고 도민, 시·군민들의 세금으로 주는 것이니만큼 당당하게 요구하고, 그것으로 인해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지 않는 전통을 마련한다면 큰 공적이 될 것이다. 또한 지방 체육회에는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이 통합돼 있는 만큼 엘리트 선수 육성으로 전국체전, 올림픽 등에서 메달 성적을 내는 것과 시민들의 동호인 체육 활동과 건강 증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특히 학교와 대기업의 스포츠팀이 적은 충북으로서는 유망주들의 타 지역 유출을 방지하는 것도 어려운 과제이므로 다양한 노력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체 재정을 확대해 나가는 것도 과제인데 "체육회의 체육시설 개선을 통해 임대수입을 창출하고 유휴 부지를 이용한 풋살장, 테니스장, 유영장 등 생활밀착형 SOC사업을 발굴한다면 지원금에 의존한 재정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는 윤 회장의 발언은 기대를 갖게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번에 전문 체육인이 아닌 기업가가 체육회장이 된 데 대해 지역 체육계의 우려가 있는 만큼 각 경기 단체 임원, 선수, 지도자, 원로 등과 대화를 통해 소통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체육행정에 반영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이 외에 이번 선거에서 불거진 편중된 선거인단 구성에 변화를 줘야 하는 것도 초대 체육회장들을 비롯한 대한체육회의 과제이다. 선거인단에서 생활체육 관계자들의 비중이 높은 반면 엘리트 체육 관계자들 특히 선수와 지도자들이 배제돼 있다는 불만은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윤 회장은 이미 대한양궁협회 충북도회장직을 맡아 임동현 선수를 발탁하고 충북대학교 양궁팀을 창단하게 했고, 대한우슈협회 충북지회장을 맡아서는 전국체전 3연패 우승이라는 탁월한 성적을 낼 정도로 체육 사랑과 역량이 큰 만큼 도민들의 기대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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