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현 칼럼] 한기현 논설위원

중진 의원의 4·15 총선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충청권에서도 세대교체 바람이 불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야 정당에 따르면 20일 현재까지 불출마를 선언한 현역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11명, 자유한국당 12명 등 총 22명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경기도(원혜영·백재현·표창원·김현미·유은혜 의원) 5명, 서울(박영선·진영 의원) 2명, 세종(이해찬 의원) 1명, 제주(강창일 의원) 1명, 비례대표(이철희·이용득 의원) 2명 등 수도권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자유한국당은 PK(김무성·김성찬·김세연·윤상직·김도읍·여상규 의원) 6명, 경기도(김영우·한선교 의원) 2명, 비례대표(조훈현 유민봉 최연혜 의원) 3명에 이어 지난 19일 한국당 텃밭인 TK(대구·경북) 의원 가운데 처음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행정자치부장관을 지낸 정종섭 의원(대구 동구갑)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들 불출마 의원은 여야를 떠나 한결같이 자기 반성과 함께 폭력, 막말로 얼룩진 20대 국회의 운영 행태를 비난하는 등 소속 정당을 향해 쓴소리를 내뱉어 이번 총선에 부는 세대 교체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현역 중진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잇따르자 망말과 폭력으로 얼룩진 동물 국회가 드디어 정상으로 돌아갈 희망이 보인다고 기대하고 있다.

또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정치권 세대 교체를 위해 기득권을 과감히 내려 놓은 용기 있는 결단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과 한국당 중진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이제 시작이며, 일부에서는 현역 의원 절반을 넘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중진의원의 용퇴를 강하게 촉구해 오는 4월 총선에 상당수의 지역구가 정치 신인으로 세대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이해찬 대표는 최근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불출마할 현역 의원이 20명쯤 되고 의정 평가 하위 20% 현역 의원 23명까지 포함하면 40여 명이 교체될 것"이라고 밝혔다.

황교안 대표도 지난달 열린 한국당 총선 기획단회의에서 전체 의원 108명 중 절반인 54명 이상의 '물갈이'를 예고해 총선 세대 교체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

하지만 충북과 충남, 대전 등 충청권에서는 20일 현재까지 불출마 의사를 발표한 지역구 의원이 한 명도 없어 세대교체 바람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현재까지는 대전 출신인 유민봉 의원과 충북 영동 출생인 한국당 최연혜 의원 등 한국당 비례대표의원 2명만 불출마를 선언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충청권 지역구 의원은 충남 11명, 충북 8명, 대전 7명, 세종 1명 등 총 27명이며, 20일 현재까지 예비후보로 등록한 현역 의원은 없다.

특히 충북은 4선 의원 3명, 재선의원 4명, 초선의원 1명 등 세대교체 대상으로 집중 거론되는 중진 의원이 다수를 차지해 조만간 자의 반, 타의 반 출마를 포기하는 지역구 의원이 나올 수도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에 4선 의원 2명(오제세·변재일)과 재선 1명(도종환), 초선 1명(이후삼)이 포진돼 있다.

게다가 민주당은 조만간 하위 20% 명단을 발표할 예정으로 여기에 포함되면 후보 경선에서 20% 감점으로 공천과정에서 부터 험로가 펼쳐지는 등 충북의 총선 판도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도 4선(정우택) 1명과 재선(경대수·이종배·박덕흠) 3명으로 역시 중진들이 많아 세대 교체론에서 자유롭지 못하기는 매한가지다.

이제 바꿔야 한다는 대세를 거스르기는 어려워 보인다. 충청권에서도 얼마나 많은 의원들이 세대 교체론에 동참해 국민을 무시하는 비뚫어진 정치 문화에 새바람을 불어넣을 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한기현 국장겸 진천·증평주재
한기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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