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산업 국산화로 농업소득 중심 성장 이끌 것"

김병국 전 서충주 조합장

[중부매일 김홍민 기자] 농협중앙회가 오는 31일 전국 농민조합원 210만명을 대표하는 24대 중앙회장을 선출한다.

27일 농협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선거는 대의원 간선제 방식으로 치러진다.

전국 조합장 1천118명 중 대의원 292명이 참여하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으면 당선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가 실시된다.

충북 대의원수는 16명으로 수적 열세지만 확장성이 큰 김병국 전 충북 서충주 조합장이 이번 선거에 나서 결과가 주목된다.

충북 최초 후보인 그는 현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민소통위원으로 정부와 원활한 소통이 가능한 농정활동의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김 후보는 5선의 조합장 재임기간 예수금 6배, 대출금 7배, 당기순익 35배 증가의 실적을 달성했다.

신용사업은 양적 질적 모두 성장했고, 경제 사업으로 농산물 판로개척에 주력하면서 서충주농협은 수익성과 성장성을 겸비한 도농복합지역의 신용·경제 균형발전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다음은 서면으로 진행한 일문일답.

▶최근 농업 농촌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농업의 어려움과 농협의 역할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가.

-도시화·산업화에 따라 점차 농촌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가 심화돼 우리나라의 근간 산업이었던 농업은 위기에 빠져 있다. WTO(세계무역기구) 개도국 지위 포기와 함께 농산물시장은 완전 개방의 시대가 됐고, 도농간 소득격차 확대, 농가소득 정체 등을 생각하면 우리 농업·농촌의 미래가 더욱 어둡게만 느껴진다. 그렇기에 이런 때일수록 농협이 농업·농촌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야 한다.

어느덧 환갑을 목전에 둔 농업협동조합은 산업화과정에서 농업·농촌의 발전을 위해 대체하기 어려운 버팀목 역할을 담당해온 것이 사실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농산업의 시장실패를 극복하며 공익적 가치를 강화하는 소임을 수행해왔다. 그러나 농협을 둘러싼 경제적 사회적 구조의 변화는 농협이 지금의 모습처럼 앞으로도 잘 해 나갈 수 있을까 한다면, 선뜻 대답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신이 없어진다.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농협중앙회가 변화와 안정을 두 축으로 삼아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협동조합의 지속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새 틀을 마련해야 한다.

▶오랫동안 지역농협의 조합장으로 일해왔는데 중앙회장에 출마한 배경은.

-5선 조합장으로 20여 년간 재임하면서 많은 성과를 냈다고 자부한다. 취임 일주일 만에 합병권고를 받았던 조합이 이제는 부실 조합의 오명을 벗고 충북에서 제일가는 으뜸조합으로 성장했다. 퇴임 후 그동안 한일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해야 할 방향을 고민하고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국농업연구소를 만들어 농업·농촌에 대한 현장학습과 연구 활동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으며, 농촌 답사를 통해 우리 농업이 직면한 현실과 어려움을 몸소 체험했다. 그 과정에서 가슴 속에 새겨진 '행복한 농민, 살기 좋은 농촌'을 만들겠다는 사명감이 평생을 농협맨으로 살아온 저를 농협중앙회장에 도전하게 했다.

김병국 후보가 서충주조합장 시절 농가를 직접 방문해 농기계를 직접 운전하고 있다.

▶농협이라는 거대한 조직을 이끌어 가기위해서는 경영철학이 필요하다. 농협을 이끌어갈 경영 철학이나 제도 개선을 위한 핵심 공약은.

-통합과 화합의 기치 아래 농협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어 '행복한 농민, 살기 좋은 농촌, 함께 하는 농협'을 농협 가족과 함께 만들겠다는 것이 농협에 대한 경영비전이다. '행복한 농민'을 위해 농업소득 중심성장을 이끌 것이고, '살기 좋은 농촌'을 위해 도농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함께하는 농협'을 만들기 위해 협동조합 이념을 바탕으로 한 기본에 충실한 협동조합을 만들고자 한다.

'행복한 농민'을 위한 농업소득 중심성장을 위해 농업의 반도체라 일컬어지는 종자산업을 국산화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 종자 벤처투자펀드를 조성하고, 기술 R&D(연구개발)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 중앙회, 정부, 도시농협의 공동투자로 스마트농업 공동법인을 설립하고 이를 소규모 농업인에게 분양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늘려 그 혜택이 소규모 농업인에게 돌아가도록 하겠다. 또한 농축협 전략품목 수출 전담 조직을 신설해 해외 수출 판로 확보도 지원할 계획이다.

'살기좋은 농촌'을 만들기 위한 도농격차 해소 방안으로 상호 지원자금 5조원을 추가 적립해 시설현대화 등 농촌형조합의 역량을 강화하겠다. 농촌형조합에 상생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도농상생예치금'을 신설해 신용사업이 취약한 농촌형 조합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틀도 마련하겠다. 농축협 신용사업의 마케팅역량은 물론 기업여신 역량을 국내은행권과 경쟁할 수 있도록 농협금융지원센터'를 신설해 결과적으로 수익성을 제고하도록 할 것이다.

'함께하는 농협'을 만들기 위해서는 협동조합의 소유·통제의 원칙을 재정립하겠다. 중앙회가 100% 소유한 금융지주를 조합에 공개하고 상호금융과 금융지주 간의 사업 경합구조를 해결할 방침이다. 아울러 회원조합 관점에서 중앙회 경영혁신을 단행하겠다. 이를 위해 기존의 지역본부체제를 '도연합회'로 전환하고 조합장 출신 도연합회장이 지역 농정활동을 하겠다. 중앙회 경제 사업은 지도사업과 시장사업을 분리해 농축협별 맞춤형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경제지주의 농축협지원사업 중앙회 이관을 위한 법 개정도 추진하겠다.

▶조합원과의 소통의 장도 필요해 보이는데.

-현 정부에서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제도 중 하나가 청와대 국민청원이다. 이는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국정철학을 지향·반영하고자 도입한 직접 소통의 수단 중 하나다. 농협도 조합원 청원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중앙회장이 된다면, 새롭게 조합원 청원제도를 신설하겠다. 각 사안에 대하여 천 명 이상의 동의가 모인다면 해당 부문의 장을 비롯한 실무자의 답변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고,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면 정부 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방안을 마련하겠다.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정토론회에서 김병국 서충주조합장(왼쪽 네번째)이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지역 대표자를 뽑는 선거가 아니다. 그동안 농협협회장은 조합수가 많은 경남, 경북, 전남 등 영호남 지역 출신이 번갈아 선출됨으로써 회장을 배출하지 못한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인사나 사업에 있어서 차별을 받았다는 불만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전국을 균형있게 이끌어갈 통합의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저는 지리적으로도 경기, 강원, 충남, 경북, 전북, 세종, 대전 등 7개 시도와 접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중심 충북, 서충주농협의 5선 조합장 출신이다. 제가 당선되면 농협은 영호남은 물론 도시와 농촌을 아우르는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 하나된 농협을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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