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교사 이야기] 성은숙 오송유치원 교사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가 다른 사람을 당당하게 이끌고, 사람에게 추앙받는 통솔력을 지닌 리더가 되길 바란다. 일부 교육기관에서도 학생 임원들을 대상으로 리더십을 갖춘 인재 양성을 위한 캠프를 운영하는 곳도 있다.

아이들은 어떤 리더로 자라야 하는 것일까? 전통적인 관점에서는 리더는 판단력, 결단력, 추진력이 있어야 하고 리더가 하는 이러한 행위를 리더십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런 면만을 강조하다보니 리더는 곧 강압적이고 지배적일 수 있었다.

또한 따르는 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절대 복종이라는 수동적인 태도를 요구했다. 최근 리더의 정의에 대해 새로운 개념으로 설명되고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은 강조되고 있다. 리더보다 리더십을 강조하고, 리더의 역할보다 집단의 협력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가정에서는 자녀가 친구를 이끄는 리더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친구와 함께 할 줄 아는 리더십을 갖춘 아이로 자라도록 돕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자녀를 리더십이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부모들은 첫째, 자녀들을 정해진 시간까지 유치원에 등원시켜야 한다. 유치원에는 유아들이 등원해야 하는 시간이 있지만 늘 버릇처럼 늦게 오는 아이들이 있다. 물론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만약 부모가 매일 회사에 지각한다면 과연 그 회사의 리더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수업 중 빼꼼히 들어오는 자녀에게 모든 친구들의 시선이 모아진다면 그 아이의 난처한 표정과 마음은 어떠할지 헤아려 볼 필요가 있다.

'엄마가 밥 안줘서요, 엄마가 늦게 일어났어요.' 아이는 계속해서 엄마 핑계를 댄다. 부모와 자녀 간에 불신이 생긴다. 아이는 다른 친구들에게 쉽게 다가가지도, 쉽게 놀이에 참여하지도 못하고 소극적이다. 자녀가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집단에서 일탈되지 않고 친구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줘야한다. 리더십은 집단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지 혼자 만드는 것은 아닐 것이다. 부모로 인해 친구들과 지낼 수 있는 시간을 잃게 하는 것은 아닌지 부모의 올바른 판단력이 있어야한다. 둘째 자녀의 문제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 엄마가 ○○하고 놀지 말래요', '너 우리 엄마한테 이를 거야'라는 말을 자주 하는 아이가 있다. 자녀들이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잘 지내기를 바라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그래서인지 친구와 생기는 문제를 가정에서 일일이 판단하고 해결하려는 경우가 있다. 아이들은 놀면서 수많은 갈등을 가지게 되지만 곧 다시 잘 어울리며 지낸다. 부모의 감정으로 아이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대신해 준다면 아이들은 타인과의 대화 기술이 부족해지고 갈등 해소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자녀가 주도적으로 상황을 수용하고 감정이나 생각을 언어로 표현하며 문제를 스스로 해결 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다.

집단에서 리더가 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집단의 일원이 된다는 것이다. 자녀가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함께 협력하는 긍정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이젠 더 이상 기존의 리더처럼 '나를 따르라'라는 일방적으로 외치는 리더는 신임하지 않는다.

성은숙 오송유치원 교사
성은숙 오송유치원 교사

이젠 올바른 판단력으로 상대방을 설득하고 이해시켜 소통할 줄 아는 리더가 필요한 시기이다. 유치원에서도 친구들 간의 경쟁으로 우열을 가리는 활동은 지양하고 있다. 친구와 협력하고 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리더십을 가진 유아가 되도록 지도하고 있다. 친구가 따르는 아이든 친구를 따라가는 아이든 친구와 함께 어울릴 줄 알고, 친구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아이가 리더십을 갖춘 아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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