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지난 2년간 전체 취업자가 30만 명 늘었지만 세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풀타임 일자리 기준인 주 40시간 이상 근로자는 작년 9월말 기준 1천857만여명으로 87만 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약 85%(74만 명)는 '경제의 허리'인 30~40대로 30대가 25만여명, 40대는 48만여명이 줄었다고 한다. 30~40대 경제활동인구(1천235만 명)의 6%에 이르는 '풀타임 일자리'가 사라졌다는 의미다.

반면 같은 기간 30~40대의 20시간 이하 일자리는 겨우 15만개 밖에 늘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 만큼 청년일자리 못지 않게, 아니 그 이상으로 우리경제의 허리인 중년 일자리도 양적 질적으로 모두 깊은 늪에 빠져 있다.

그럼 과연 이 늪을 빠져나올 탈출구는 없는 것인가?

과거처럼 스타트업과 자영업에 한정하지 말고 스펙트럼을 넓혀 농축산업이라는 블루오션 영역으로 눈을 돌려 보자. 농림생산과 서비스, 농림식품 가공과 유통 등 관련 일자리는 약 400만명 규모를 자랑한다. 양적인 일자리 측면에서 전체 산업의 17%를 차지한다. 또한 '농축산업 분야는 타 산업에 비해 노동생산성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실업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는 투자 대비 고용효과가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에 비록 청년층 뿐아니라 고용절벽에 허덕이는 30·40대의 고용가뭄에도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해 줄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농산업분야의 고용창출 가능 인력이 2020년까지 63만명에 달하며, 오는 2025년까지는 12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또한 농협이 농업인 조합원 대상으로 일자리 창출 여부를 설문조사한 결과, 6차산업과 관련한 지역특색사업과 귀농·귀촌인 활성화 지원, 농축산물 가공 및 농촌관광산업 등 창업지원사업 등에서도 일자리창출이 무궁무진한 것으로 예측되었다.

한 예로 농업에서 심리적·사회적·신체적 건강을 위한 치유농업 개념도 도입되면서 치유농업전문가라는 새로운 직업도 생겼고, 농장경영을 위한 전문경영인력(경영지도사)도 필요로 한다. 뿐만 아니라 ICT와 로봇,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4차산업혁명 기술이 본격적으로 농축산업에 도입되면서 IT관련 전문 인력도 절대적으로 필요하게 되었다.

지난 연말 KREI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연과학고 학생의 42.2%, 농대생 73.8%, 타 전공 일반 대학생에서도 무려 30.4%정도가 농축산업 분야로 진로를 정하겠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농협은 최근 청년농 사관학교를 개원해 비단 청년층 뿐아니라 친환경농업교육원 등 중장년층과 예비 퇴직자들을 위해 매년 신 농업기술, ICT활용, 가공·관광 등 다양한 농축산업관련 분야에 정착을 지원해 오고 있다.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농축산업분야는 두드리면 열리는 문이며 노력한 만큼 누구나 그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일자리의 천고이기도 하다. 농축산업에 대한 열정과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있는 청년 및 장장년 농업인들이 꿈을 펼칠 수 있고, 농업에 미래를 걸어도 될 만큼 유망하고 그 잠재력도 충분하다. 농축산업은 국가성장 동력인 기초산업이다. 농축산업에 도전하는 이땅의 리더들이 많아진다면 절벽이라 부르는 지금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부디 많은 이들이 경자년 새해 우리 농축산업에 도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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