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기해(己亥)년은 기회(機會)다!', 2019년을 맞아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새해다짐 문구였다. 황금 돼지의 해에 복을 상징하는 돼지와 부를 상징하는 황금을 연결함으로써 어려운 경제상황을 딛고 일어설 수 있기를 바라는 큰 희망이 담겼었다. 그러나 민간경제가 한껏 움츠려든 상황에서 반등의 기회였던 수출마저도 미·중, 그리고 한·일 무역 분쟁으로 타격을 입어 녹록치 않은 상황이 지속되었다. 한국은행은 2019년 하반기에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면서 설비투자도 반등할 수 있다고 예상해 2.6%의 성장률을 전망했으나, 일본의 수출규제라는 악재까지 겹쳐 최근 10년 중 가장 부진한 경제 성장률인 2.0%를 기록했다.

이와같은 국가경제 상황 속에서도 충북도는 지난해 13조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와 함께 '강호축(강원-충청-호남 개발)'의 국가계획 반영을 이뤄냈다 .이로써 지난 60여년간 '경부축' 중심의 불균형 성장에 대한 경각심과 함께 국가균형발전의 새로운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SK하이닉스 35조원과 셀트리온 5조원 투자계획 발표도 성사되면서 민간투자까지 활발한 한 해를 보냈으니 충북의 괄목할만한 성과는 황금 돼지가 함께한 지역발전이 아닐 수 없다.

한편, 일본 수출규제로 민낯이 드러난 우리나라의 소재·부품·장비산업(소부장산업)은 낮은 기술자립도로 최근 3년간 대(對)일본 교역에서 수출 142억달러, 수입 362억달러로 수입이 수출보다 2.5배나 많았다. 대일본 수입 규모의 68%를 소부장산업 관련 제품이 차지했다는 것은 앞으로 국산화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난해 9월 추경을 통해 정부는 2천232억원의 R&D자금을 편성했고, 충북도 또한 신속하게 소부장산업 핵심기술개발에 30억원을 투입하였다. 그러한 노력에 화답하듯이 국산화 성공사례가 속속 나타나기 시작했고,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고자 2020년 소부장산업 육성에 2조969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계획이다.

올해, 2020년은 경자(庚子)년 하얀 쥐의 해이다. '경자(庚子)년은 경사(慶事)를 내보자!'라는 새해의 다짐처럼 차근차근 쌓아왔던 역량을 십분 발휘한다면 경사로운 일들을 많이 이뤄내는 한해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전국경제 대비 충북경제 4% 달성을 위하여 그동안 준비해 온 의미있는 일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바이오산업의 메카로 급부상한 오송을 세계3대 바이오클러스터로 진입시키기 위하여 2단계 도약기 준비. 둘째, 미래형 신산업 발전에 필수적인 차세대 방사광 가속기를 충청권 4개 시도가 하나되어 중부권에 유치하기 위한 노력. 셋째, 시스템반도체 후공정 산업을 중심으로 충북의 주력산업인 반도체산업 선순환체계 확립과 고도화를 위한 예비타당성 면제 추진.

마지막으로 지난해 '제5차 국토종합계획'에 반영된 강호축이 본격적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국비확보와 투자유치를 일궈냄으로써 충북 100년 미래 먹거리 창출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미래 100년을 알차게 준비하고 있다. 하나하나 정성을 담은 준비와 노력을 통해 반드시 이루어 낼 것이라고 믿고 있으며, 산학연관 협력체계를 공고히 하여 모든 혁신자원과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작동한다면 더욱 실현가능성을 높일 것이다.

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에 '인생을 살맛나게 해주는 것은 꿈이 현실이 되리라고 믿는 것이지'라는 글귀가 나온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부정적인 환경을 탓하며 꿈과 현실을 이분법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꿈이 곧 현실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행한다면 지난해 위기를 기회로 삼아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룬 저력을 바탕으로 2020년 경자(庚子)년 또한 경사(慶事)로운 일들만 가득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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