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우리나라의 미래인 초등학생들의 장래 희망으로 의사보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더 선호한다는 조사결과가 있었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지난해말 발표한 2019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 초등학생 희망 직업으로 유튜버 등 크리에이터가 3위, 의사가 4위를 차지했다. 유튜버가 3위를 기록한 것은 2007년 조사 시작 이래 처음이다. 유튜버는 2017년까지는 20위권 밖이었다가 지난해 5위로 급상승했다고 한다.

유튜버가 상위에 오른 것은 우리의 자녀들이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보며 이 직업에 익숙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되며 큰 수입을 올리는 유소년 유튜버에 대한 언론 보도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년 새 우리나라 청년실업자는 28% 증가했다. 반면 OECD 회원국은 평균 14%나 줄어든 것으로 조사 되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청년 고용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실업자는 2008년 31만 9천명에서 2018년 40만 8천명으로 증가했다. 청년 실업률 역시 같은 기간 무려 2.4%p나 증가했다.

이처럼 실업률이 증가하는데다 고학력 청년 니트족(일 또는 교육, 훈련 등을 하지 않는 무직자) 비율 역시 45%까지 치솟았다. OECD는 우리나라의 청년 고용 문제를 '과잉 스펙'으로 진단했고, 일찌감치 귀농과 4차산업을 접목해 성공한 청년농부에 대한 관심이 최근 증가하고 있다.

여지껏 대부분의 청년들은 농업을 천한 직업, 고된 일상으로 인식하여 취업대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한 농업정책이 추진되고 유튜브 등을 통한 성공청년농 등의 사례로 젊은이들의 농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져 가고 있다. 청년농업인의 학력도 대졸이상이 60% 이상으로 높아져 가고 있다.

농업·농촌이 어렵다고 외면받아 왔던 상황에서 우리의 젊은이들이 농업과 농촌을 향해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국가에서도 농어민 감소와 고령화에 대한 타개책으로 다양한 청년농업인 육성정책을 펼치고 있고 각 지자체마다 다양한 사업들을 아이디어 공모로까지 확대해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에는 젊은 청년들이 농업 창업에 도전해 성공한 사례들이 많아져 귀농귀촌에서도 청년들의 유입이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농산물을 생산하여 그대로 판매하는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포장, 감성적 마케팅, SNS 활용 등 과거 세대와는 차별화된 그들만의 비결이 성공의 바탕이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또 다른 장벽은 있다. 그것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다. 누구나 실패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남들이 하지 않는 도전의 실패는 적어도 아직 우리사회에서는 그 누구도 쉽게 도전하려 하지 않는다. 여태껏 전통적으로 농업분야에서의 실패는 재기불가로 받아들여져 왔었다. 하지만 실상 실패를 경험한 경우, 적어도 농업분야에서는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우리는 간과했다.

실패에 대한 사회적 관용 문화와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도록 범(凡) 국가적 청년 창업농 지원정책을 농업분야에서도 구현해야 한다. 갈수록 심화되는 해외 농축산물의 수입개방 요구와 자연재해의 증가, 농촌 고령화에 따른 일손부족 등 지금껏 만성적인 요인들이 우리의 농촌을 더욱 힘들게 할 것이다.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적어도 이제부터라도 이땅의 영농을 승계하는 후계 청년 농업인에게 좀 더 많은 관심과 관용 및 지원책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들이 바로 우리 농업, 더 나아가 우리미래의 희망이기 때문이다. 희망으로 부푼 활기찬 젊고 성공한 청년 창업농들의 모습을 상상하니 얼굴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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