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이지효 문화부장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 사회 전반의 문화를 바꿔놓고 있다.

마스크 사용은 기본이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되도록 가지 않으려 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이로 인해 문화예술계도 2~3월에 예정돼 있던 공연이나 전시, 체육행사를 잠정 중단하거나 연기 또는 취소까지 결정하는 상황이 돼버렸다.

광주에서는 광주문화예술회관 직원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16번째 확진 환자가 진료 받은 병원을 출입한 사실이 확인돼 300여명의 예술단 전 직원이 자가격리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에 단원들의 출강은 물론 외부공연, 개인 레슨까지 금지했으며 지시사항을 어길시에는 징계위원회까지 회부된다고 전해지고 있다.

충북도 예외는 아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우려해 예술단체와 공연업체들이 잇따라 공연을 취소하거나 연기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청주예술의전당과 청주아트홀에서 예정돼 있던 어린이집 공연은 물론 청주시립예술단도 2~3월까지 계획돼 있던 공연을 취소하거나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충북음악협회도 오는 15일 청주아트홀 무대에 올리려던 '새 봄을 기다리며' 공연을 신종 코로나 때문에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충북음악협회가 준비했던 '새 봄을 기다리며'는 취소 결정을 내렸지만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자 일정을 1주일 앞당겨 지도교수의 연습실에서 비공개로 작은 음악회로 선회했다.

'새 봄을 기다리며'는 테너 강진모가 지도하며 노래 공부를 하는 사람들과 특별출연자 등 총 15명이 출연하기로 했었다. 특히 강 테너의 제자이기도 한 지승환 반주자가 3월 독일로 유학 가기 전 출국 반주리사이틀이 될 공연이었던 것이다.

그런가 하면 오프라인 행사를 대체하는 온라인 방송으로 대체하기도 한다.

최근 컴백한 유명 아이돌 그룹 '여자친구'의 쇼케이스는 관객 없이 온라인 생중계로 팬들을 만나기도 했다.

학교에서도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졸업식을 생중계 하는 학교도 생겨났다. 청주 새터초는 7일 열릴 졸업식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강당이 아닌 각 학급 교실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이는 학생들이 함께 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김호숙 새터초 교장이 낸 아이디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이러한 신 풍속도가 생기긴 하지만 생계와도 연결돼 있는 예술인들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공연 취소가 별 것 아닌 것으로 여겨질 수 있으나 이들에게는 지난해부터 기획하고 준비한 무대를 선보이지 못하게 되고 나아가서는 예술인들의 생계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안그래도 1월부터 2월까지는 방학기간에 공연 비수기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예술인들에게는 치명타라고 할 수 있다.

학교예술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한 예술인은 "1~2월에는 방학기간이라 학교 수업도 없어 거의 백수 상태인데 계획돼 있던 공연마저 취소되는 바람에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중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들의 경우 일자리안정자금 등 긴급자금을 신청할 수 있지만 예술인들의 경우 본인의 신용 대출 등을 활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됐을 때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긴급자금 지원 서비스 등도 필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지효 문화부장.
이지효 문화부장.

이와 함께 그동안 준비했던 공연을 선보이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면 지자체는 소규모로라도 이를 선보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과제들을 해결할 때 문화예술인들의 생활도 보존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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