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정구철 충북 북부본부장겸 충주주재

제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7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를 코 앞에 두고 자리를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들의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이때쯤이면 출마예정자들의 고개는 저절로 땅을 향하고 허리는 90도 각도로 구부러진다. 두손을 가지런히 앞으로 모은 채 머리를 조아려 가며 유권자들에게 읍소하는 자세는 마치 상전을 모시는 하인의 모습과 다름없다.

"주민들의 머슴이 되겠다"고 자처하며 한표를 구걸하는 그들의 간절함과 절박감은 행동에서조차 그대로 묻어난다. 이 때문에 이 시기가 되면 정치권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을 갖기도 한다.

문제는 선거 출마자예정자들의 이같은 마음이 언제까지 유지되느냐 하는 것이다. 선출직들이 유권자들에게 내건 약속은 유효기간이 극히 짧다는 공통적인 특징을 갖고있다. 심지어는 당선과 동시에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선거운동기간 내내 머슴이었던 후보자가 선거가 끝나자마자 하루아침에 상전으로 뒤바뀌는 경우는 이제 흔하다 못해 당연한 일이 됐다. 이렇게 보면 결국 선거는 자신의 약속에 대한 유효기간이 상대적으로 오래가는 후보자를 고르는 일이다. 유권자들과의 약속에 대해 책임지는 후보자를 선택하는 작업인 것이다.

하지만 많은 후보자들 가운데 옥석을 가려내는 일이 결코 만만치는 않다. 모든 후보자가 선거기간 내내 각종 감언이설로 유권자들을 현혹하는데 나서 자칫 헷갈리기 쉽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선거에서 후보자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제대로 알기 위한 소통이 필요하다.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은 유권자들과 다양한 방법을 통해 '소통'을 시도한다.

후보자들의 이력과 개인 신상이 들어있는 선거홍보물과, SNS, 거리유세 등이 바로 소통의 수단이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자회견이나 보도자료 등으로 언론을 위한 소통에 나서기도 한다.

'소통'은 영어로 Comm(함께)와 Uni(하나)라는 뜻이 합쳐진 Communication이다. '함께 하나가 되자는 뜻'이니 유권자들로부터 선택을 받아야 하는 정치인들로서는 이보다 중요한 일이 없다.

그러나 공감받지 못하는 소통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꾸준한 소통을 통해 유권자들로부터 자신의 노력을 인정받고 비로소 공감을 얻어야만 최종 선택을 얻을 수 있다. 결국 유권자들로부터 공감을 얻느냐 여부가 후보자들의 당락을 판가름하는 잣대가 된다.

하지만 공감을 받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노력과 인내심이 요구된다. 소통에 진정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유권자로부터 진정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마음을 사지 못하면 결코 '쌍방공감'이라는 열매를 맺기는 힘들다.

후보자들은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유권자들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유권자들의 입장에서 선거를 바라볼 수 있어야만 그들이 원하는 것을 알 수 있고 가려운 곳도 긁어줄 수도 있다.

정구철 충북 북부본부장겸 충주주재
정구철 충북 북부본부장겸 충주주재

그렇지만 선거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올바른 후보자를 선택하기 위한 유권자들의 노력이다. 후보자들만 바쁜 선거는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유권자들은 선거에서 주변인으로 머물면 안된다. 지역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한편으로는 자신의 미래를 위해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우리 정치문화를 후퇴시키는 가장 큰 요소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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