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서원·충주보건소 7천만원 상당 장비 구매 추진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일본 전범기업인 '히타치'가 만든 제품이 청주시 서원보건소와 충주 보건소에 추가로 비치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의 무역전쟁으로 촉발된 'NO JAPAN 운동'으로 관공서 등에서만이라도 일본 제품사용을 자제하자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됐지만, 현실상 제재 근거가 없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청주 서원구·충주시 보건소는 A형 간염 항체 검사 유무 등을 확인할 수 있는 효소면역분석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기기의 가격은 7천400만원 상당이다.

효소면역분석기 시장은 독일R사와 미국의 한 제약회사가 주도하고 있다. 전국 각 보건소에서도 두 나라 제품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여기서 문제는 R사가 납품하는 Cobas 기종이 일본 '히타치'가 만든 제품이라는 것이다.

R사는 히타치에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을 주고 있다. '의료기기 수입품목 신고증'을 살펴봐도 Cobas 제품의 제조자는 히타치로 명시돼 있다.

의료기기 업계 관계자는 "R사는 이름만 빌려주는 거고 실제 생산은 히타치가 담당하고 있다"며 "해당 기업이 전범기업 생산제품이라는 것을 숨기고 영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청주 서원보건소에 있는 Cobas 기종에는 히타치 상표가 부착돼 있었고, 'MADE IN JAPAN'이라는 문구도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서원보건소 관계자는 "OEM 형태라서 일본기업과는 크게 상관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제품을 사면 그것을 관리하는 업체는 R사"라고 설명했다. 이어 "10여년 간 해당제품을 쓰면서 큰 문제가 없었다"며 "서울에서도 전범기업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지만 문제없이 구매했다"고 덧붙였다.

충주시보건소 담당자는 "제품을 스위스에서 만든다고 들었는데, 일본 전범기업이 생산한다는 것은 몰랐다"며 "사용하는 입장에서 거기까지 파악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또 "현실상 전범기업과 관련이 있다고 관광서 입찰에서 배제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제품 성능에 차이가 없다면 최저가를 제시한 업체 제품이 선택 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독일 제약회사는 "일본에서 생산된 28개 제품(시약 2품목 포함)의 법적 생산 의뢰국은 독일"이라며 "해당 제품에 대해 일본에 어떠한 비용도 지불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히타치는 한국 정부가 규정한 전범기업 299개사 중 하나로 일제시절 우리나라 국민을 강제 징용해 큰 수익을 거둔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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