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경험 바탕 '민원인 최우선' 서비스 제공 노력"

승두봉 충북도 청원경찰 반장이 직원들과 무전연락을 하며 청사 경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 김용수
승두봉 충북도 청원경찰 반장이 직원들과 무전연락을 하며 청사 경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장병갑 기자] 충북도민으로 평범한 삶은 사는 사람이라면 도청을 방문할 일이 별로 없다.
 
굳이 도청을 방문하는 이유를 하나 꼽으라면 여권을 만들기 위해서 민원실을 방문하는 정도일 것이다. 이밖에 도청에서 이뤄지는 각종 행사나 위원회, 또는 공청회 등을 제외하면 도청을 찾을 일이 거의 없다.
 
그러나 충북도에서 가장 활발하게, 도정에 큰 그림을 그리며 충북도 전반을 아우르는 곳이 바로 충북도다.
 
도청을 방문한 도민들이 가장 먼저 만나는 분들이 바로 도청에서 근무하시는 청원경찰.
 
충북도청 승두봉 청원경찰 반장을 만나 청원경찰의 어려운 점과 근무 중 얽힌 에피소드에 대해 들어봤다. / 편집자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경찰의 의미와 달리 도청 청원경찰들은 도청사의 방호 임무 등을 맡고 있는 또 다른 개념의 경찰이다.
 
민원인들을 안내하는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현재 충북도청에 근무하는 청원경찰은 모두 29명(2명은 휴직 중).
 
여기서도 청사방호 및 민원안내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승두봉 반장은 도청역사의 산 증인이다.
 
승 반장은 지난 1989년 4월에 입사, 이제 한 달 후면 경력 31년차를 맞게 된다.
 
"군 생활을 5년 한 후 경원경찰이 멋있어 보인다는 이유로 입사를 하게 됐다. 당시에는 충북도청과 충북경찰청이 함께 있었고 현재 신관 건물을 짓고 있었다. 청원경찰로 근무하시던 분들도 36명이 있을 정도로 지금보다 많았다. 그러나 IMF를 겪으면서 현재의 인원으로 줄고 도청 뒤 지구대 쪽에 있던 근무지를 폐쇄하게 됐다."
 
예전에는 하루가 멀다하게 열리는 집회·시위로 몸살을 앓았다.
 
"도청에 단순히 민원만 보시는 민원인들만 오시는 게 아니다. 여러 형태의 시위와 집회로 본관 건물을 폐쇄하는 등 긴급한 상황이 많이 발생했다. 건물 폐쇄로 직원들은 물론 민원인들도 큰 불편을 겪게 해 죄송한 마음이 컸지만 당시 임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상황이 급박하게 진행되면 교대 근무를 하고 퇴근해 집에서 쉬고 있는 직원들에게까지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청원경찰들은 쉴 틈이 없었다.
 
그러나 불평불만을 말하는 직원은 없이 모두가 한 가족처럼 일을 도맡아 하곤 했다.
 
"그 당시만 해도 왜 그렇게 시위와 집회가 많았는지, 그러나 지금은 시위와 집회 대신 기자회견 등을 많이 한다. 특히 당시 도청이 담으로 둘러 쌓여있었는데 이시종 지사님이 오시고 담을 허물었다. 이제 도청 전체를 방호하는 임무에서 건물 위주로 임무가 바뀌었다. 그 정도로 예전과 같은 과격한 집회나 시위가 많이 사라졌다."
 

승두봉 충북도 청원경찰 반장이 3교대 근무를 히는 직원 명단을 보며 당직근무 일정을 점검하고 있다. / 김용수

집회나 시위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악성민원인들로 인한 업무는 여전하다.
 
그러나 소홀하게 이들을 대할 수 없다.
 
일선에서 이들을 상대해야하는 청원경찰이 잘못 처신하면 충북도청 전체에 화살이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 때나 술 먹고 도청에 들어오기도 하고 사무실까지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또 오자마자 소리부터 질러대는 민원인들도 있다. 그러나 함부로 대해서는 안된다. 잘 달래서 돌려보내든지 아니면 112에 신고해 경찰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날씨가 추운 겨울에는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도청 내 소각장 같은 곳에 노숙자들이 들어와 잠들 경우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의 경우 더욱 신경이 쓰인다.
 
현재 청원경창 29명 중 여성 청원경찰이 2명(1명 휴직)으로 여성 민원인들을 대하는 것은 여성 청원경찰이 도맡아 일을 하고 있다.
 
"여성청원경찰도 여성 민원인을 대하는 것 이외에 모든 업무에서 남자 직원들과 똑같은 일을 한다. 직업의식이 뚜렷하고 업무에 열심인 모습으로 배울 점이 많다."
 
오랜 근무 기간만큼 그동안 모셨던 도지사도 9분이나 된다.
 
입사 당시 민태구 지사를 비롯해 주병덕·이동호·이원종·김덕영·허태열·이원종·정우택 지사에 이어 현 이시종 지사까지다.
 
"이시종 지사님을 비롯해 모셨던 지사님들이 모두 기억에 남는다. 그러나 특히 딸아이를 보면 주병덕 지사가 생각나곤 한다."
 
결혼 후 아들을 낳은 승 반장은 둘째 딸을 낳기까지 터울이 4년이나 됐다.
 
당시 주병덕 지사는 하위직 직원들을 제주도로 보내주는 혜택을 줬는데 이때 둘째 딸을 갖게 됐다.
 
오랜 경력만큼 근무하면서 생긴 에피소드도 많다.
 
"한번은 공군 사관생도 한 명이 급하게 청사로 들어와 돈을 빌려 달라고 했다. 시간 내에 복귀해야 하는데 버스를 놓쳐 늦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택시비를 주고 돌려보냈다. 못 받을 것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얼마 후 (이 사관생도가) 택시비를 붙여왔다."
 
시대가 변하면서 근무 형태도 변화하고 있다.

승두봉 충북도 청원경찰 반장이 도청 본관 1층에 있는 상황실에서 CCTV를 보며 청내 경비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 김용수

 
예전에는 방호 업무 비중이 높았다면 이제 민원 안내 등 서비스 쪽의 비중이 높아간다.
 
"민원인들 사무실을 물어보면 예전에는 어디로 가라는 말로 안내했지만 이제는 직접 모셔다 드리기까지 한다. 또 연세가 드신 어르신들의 경우 단순히 사무실만 안내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민원으로 오셨는지 여쭤보고 인터넷을 찾아 세심하게 안내해 드리고 있다. 이제 청원경찰의 업무가 서비스업이라는 생각을 갖고 행동하게 된다."
 
승 반장은 청원경찰도 시대에 맞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에는 권위적인 것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시대가 변화하면서 서비스에 주안점을 두고 민원인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민원인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민원인들도 저희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 줄 것이다."

승두봉 충북도 청원경찰 반장이 도청 정문 입구에 설치된 주차관리부스에서 시스템을 확인하고 있다. / 김용수

 
후배들에게 따뜻한 말도 잊지 않는다.
 
"청원경찰의 업무 특성상 주로 건물 밖에서 일을 많이 하게 된다. 몸이 아파도 참고 하는 경우도 있다. 위험에도 많이 노출된다. 청원경찰은 몸이 재산이다. 어렵지만 건강관리를 잘해서 꼭 좋은 모습으로 정년을 맞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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