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코로나19로 큰 시름을 앓고 있는 대구시내 800개 유·초·중·고, 특수학교를 시작으로 전국에 있는 학교들의 개학이 다음달 23일로 추가 연기됐다. 좀처럼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확진자 발생이 여전하자 선제적으로 추가 조치를 취한 것이다. 하지마 이처럼 각급 학교의 개학이 추가로 연기됨에 따라 맞벌이 직장인 4명 가운데 3명은 출근 후 자녀를 맡길 곳을 찾지 못해 부모들의 가슴을 애닳게 하고 있다.

최근 모 취업포털에서 지난달 24~28일까지 코로나19 이후 맞벌이 직장인의 자녀돌봄 실태를 조사한 결과 육아공백을 경험했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76.5%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출근 후 아이를 맡길 곳을 찾지 못했다는 비율은 유아(4∼7세) 자녀를 둔 맞벌이 직장인에게서 90.4%로 가장 높았다. 이어 초등학생 85.7%, 영아(생후∼3세) 75.8%, 중학생 이상 53.7% 등의 순이었다.

예상치 못한 육아공백에는 당연히 부모가 구원투수 역할을 맡아야 하나 응답자의 36.6%는 양가의 부모 등 가족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연차 사용 29.6%, 재택근무 요청 12.8%, 가족돌봄휴가 사용 7.3%, 긴급돌봄 서비스 활용 7.0%, 정부지원 아이돌보미 서비스 활용·무급휴직 각 6.1% 순이었다. 이중 응답자의 5.6%는 '코로나 19사태가 장기로 갈 경우, 정 방법이 없으면 퇴사도 고려 중'이라고 답해 현 사태의 심각성을 드러났으며, 게다가 일부 유치원 등에서는 임시 휴업 등 어린이들의 등원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원비 감액까지 없어 원성까지 듣고 있는 불편한 상황이다.

과거 우리 조상들은 농번기에 농사일을 공동으로 하기 위하여 부락이나 마을 단위로 두레를 조직해 소농경영(小農經營)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등 공동노동으로서의 상부상조 전통을 잘 살려 지금은 아름다운 미풍양속으로 자리잡았다.

우리의 전통있는 협동 사례는 비단 두레뿐 아니라, 힘드는 일을 서로 거들어 주면서 품을 지고 갚고 하는 품앗이, 일을 하는 '품'과 교환한다는 '앗이'가 결합된 말로 한국의 공동노동관행 중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되었고. 품앗이는 베푸는 쪽과 그것을 보답하는 쪽 두 당사자를 항상 포함하게 된다.

품에 대해 보답하는 것을 전제로 하지만 반드시 갚지 않아도 되는 경우도 많아 두레보다 규모가 작고 단순한 임의의 작업에서 수시로 이루어질 수 있으며, 사사로운 일에 쓰임이 많았다. 품앗이는 시기와 계절을 가리지 않고, 또 작업의 종류에도 관계없이 농가에서 자가의 힘만으로는 노동력이 부족한 작업을 할 때 수시로 조직되었다.

품앗이는 오늘날에도 조직되고는 있으나 그 양상은 많이 달라졌다. 근대화되는 농촌사회에서 환금의식(換金意識)이 발달했기 때문에 품앗이의 바탕에 깔린 인력에 대한 평등의식은 보다 합리적인 타산성의 작용을 받게 되어 원래는 농사에 필요한 동물 소이외에는 사람 품앗이뿐이던 것이 소와 소, 대등한 노동력을 가진 사람끼리 또는 경운기 품앗이까지 등장하게 되었다고 한다.

초등학생의 자년를 키우는 필자의 입장에 우리의 자녀들이 방학연기와 휴원으로 돌봐줄 곳이 부족한 지금의 비상시국에서야말로 우리의 전통 협동사례를 다른 모습으로 계승해야 될 가장 적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바로 같은 아파트 단지, 인근 주민들의 '어린이 등 취약계층 돌보미 품앗이 또는 두레'와 같은 가칭의 역할을 온라인상(Band, 카카오스토리, 등 SNS의 돌보미 카페결성)으로 모집해 도움이 간절한 이들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다.

2019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인터넷 접속률이 99.7%에 달하는 등 거의 모든 가구에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인터넷 강국'이다. 국내 3세 이상의 국민 88.3%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65.2%가 이용하고 있는 정보통신 강국으로 현 상황에서 모든 국민들이 지켜줘야 될 코로나19 관련사항과 지역주민 인터넷 카페, 밴드 등의 나눔육아 SNS야 말로 방학연장과 휴원으로 고통받는 이웃에게 진정 필요한 현대판 두레, 품앗이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아이 하나를 제대로 키우기 위해서 온 동네가 나서야 한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코로나 19사태로 온 국민들이 고통받는 지금이야말로 우리 이웃의 한 아이라도 더 잘 키우기 위해 우리 모두가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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