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동화작가 안데르센은 매우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도 다니지 못했으며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에게 학대를 당하곤 했다. 그는 그런 역경 속에서도 다락방에 누워 행복한 상상을 즐겼다. 아버지는 좋은 사람이고 집이 가난한 것은 축복이라고 말이다.

동화작가로 명성을 얻었을 때 그는 이렇게 말했다. "생각해 보니 나의 역경은 정말 축복이었습니다. 가난했기에 '성냥팔이 소녀'를 쓸 수 있었고, 못생겼다고 놀림을 받았기에 '미운 오리새끼'를 쓸 수 있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역경을 겪게 마련이다. 하지만 역경에 굴복하면 불행과 마주치고, 딛고 일어서면 행복의 운동장에 들어서게 된다.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의 저자 알프레드 디 수자는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겼다. '오랫동안 나는 이제 곧 진정한 삶이 시작될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내 앞에는 언제나 온갖 방해물들과 급하게 해치워야 할 사소한 일들이 있었다. 마무리되지 않은 일과 갚아야 할 빚이 있었다. 이런 것들을 모두 끝내고 나면 진정한 삶이 펼쳐질 것이라고 나는 믿었다. 그러나 결국 나는 깨닫게 되었다. 그런 방해물들과 사소한 일들이 바로 내 삶이었다는 것을….'

옛날에 영험하기로 유명한 목불(木佛)이 있었다. 그런데 매일 소원을 비는 사람들로 가득 찬 목불까지는 나무계단이 이어져 있었다.

어느 날 나무계단이 화가 났다. 같은 나무인데 목불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나무계단인 자신은 사람들의 멸시를 받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무계단이 목불에게 물었다.

"목불! 당신이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이유가 뭐지?" 목불이 대답하였다. "나는 너보다 칼을 많이 맞았잖니."

우리의 삶도 고난과 역경을 통해 성공하고 성숙되어 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동물의 공격성 조사로 유명한 콘라드 박사의 '물고기 연구'는 많은 교훈을 준다. 방파제 안과 밖에 사는 물고기의 활동성과 공격성을 조사해 보니, 안의 고기는 조용하며 수용적이고 순했다. 반면 방파제 밖의 험한 파도에 시달린 고기는 강렬하고 활동적이었다.

그래서 방파제 밖의 고기를 안으로 옮겨 놓았더니 어찌나 날쌘지 마치 제왕처럼 굴더라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방파제 안의 고기를 밖으로 내놓자 파도에 밀려 제대로 헤엄도 치지 못하고 다른 고기한테 쫓겨 기를 펴지 못하더라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해초도 마찬가지였다. 방파제 밖의 해초는 빛깔이 강렬하고 윤기가 있었으며 생존력이나 번식력도 강했다. 거친 파도라는 시련이 고기와 해초를 강하게 단련시켜 주었지만, 방파제라는 안전한 환경은 체질을 허약하게 만든 것은 아닐까?

오리는 태어날 때 알 껍질을 깨는 고통의 과정을 겪어야만 살아갈 힘을 얻는다고 한다. 만약 누군가 알 깨는 것을 도와주면 그 오리는 몇 시간 못 가서 죽는다. 우리의 삶도 그렇다. 시련이 있어야 윤기가 나고 생동감이 있게 마련이다.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지금 자신이 어두운 터널을 지난다고 느낄 때, 이 힘듦이 언제 끝날지 감이 오지 않아 좌절하고 싶을 때, 이 터널이 왜 만들어졌는지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사실 터널은 목적지를 향해 갈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다. 우리의 인생길은 비포장도로처럼 울퉁불퉁할 수도 있고 수많은 장애물을 만날 수도 있다. 그러나 두려워하지 말라. 모든 성공은 언제나 장애물 뒤에서 우리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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