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안 열 수도 없고 월세는 꼬박 나가고 막막

교육부가 전국 학교의 개학을 추가 연기하기로 발표한 17일 오후 충북 청주시 흥덕구의 한 초등학교 앞 문구사와 분식점의 셔텨가 내려진 채 굳게 닫혀 있다. /박성진
교육부가 전국 학교의 개학을 추가 연기하기로 발표한 17일 오후 충북 청주시 흥덕구의 한 초등학교 앞 문구사와 분식점의 셔텨가 내려진 채 굳게 닫혀 있다. /박성진

[중부매일 박성진 기자] "문을 안 열 수도 없고, 월세는 고스란히 빠져나가고… 답답한 마음에 한숨만 나와요."

코로나19 여파로 전국 학교 개학일이 2주 간 추가 연기되면서 학교 앞 소상인들은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감염 전파 우려로 개학 연기가 유력했던 상황에서도 반신반의했지만 정작 내달 6일로 결정되자 막막한 심정이다.

교육부의 3차 개학 연기 발표가 있던 17일 오후 3시 충북 청주시 흥덕구의 한 초등학교 정문 앞. 이미 3주 간 개학 연기가 미뤄진 탓에 인근 학원들은 임시폐업했지만 문구사와 분식점은 영업을 하고 있었다.

문구사 업주 A씨는 "초등학교 개학이 잇따라 연기되면서 매일 문을 열지는 않아요. 불안한 마음에 문을 열어놓기는 하는데, 손님은 볼 수가 없어요. 수입은 없는데 월세는 나가고…"라며 고개를 떨궜다.

문구사 안에는 초등학생들이 선호하는 캐릭터 과자 등이 널려있었다.

교내용 슬리퍼와 준비물인 스케치북 및 크레파스 등도 잔뜩 쌓여있었다. 당초 신학기 개학에 맞춰 상품을 가득 주문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지속에 따른 잇단 개학 연기로 된서리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지않아도 이 문구사는 근거리에 문을 연 대형 생활잡화점으로 가뜩이나 장사가 안 되던 상황에서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따금 담배를 구매하는 손님들만 들락거린다고 A씨는 전했다.

같은 건물에서 분식점을 하는 B씨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B씨는 "코로나 감염 우려로 초등생들이 직접 가게를 찾지는 않지만 할머니들이 몇 주 간 집에만 있는 아이들을 먹이려고 튀김 등을 사가면서 어렵사리 버티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또 다른 초등학교 앞 문구사와 분식점은 아예 셔터가 내려간 상태다. 주변 몇몇 가게는 장사를 하고 있었지만 손님은 없었다. 학교 앞에도 사람들이 오가지 않아 썰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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