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즐거운 예술인들의 사랑방 문화충전소

다락방의 불빛 건물
다락방의 불빛 건물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인 요즘, 문화예술인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복합문화공간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청주시 대성동 향교가는 길에 위치한 '다락방의 불빛'은 언듯 보기에는 평범한 카페처럼 보이지만 청년 예술인 지망생들이 꿈을 펼치고 전문 예술가들과 만나는 교류의 장이 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곳에 자리잡은 '다락방의 불빛'은 뮤직스토리텔러 이상조 대표와 예술치료를 전공한 권미현 대표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두 공동대표는 중앙대학교 국악교육대학원 음악치료교육을 공부하면서 서로 알게 됐다. 두 대표가 지향하는 것이 같았기 때문에 '다락방의 불빛'이라는 공간이 탄생한 것이다.

이상조 대표는 공연, 전시 등 주력한다면 권미현 대표는 예술치료, 놀이치료, 심리상담 등 교육파트를 담당하고 있다.

주차공간도 넉넉한 이곳 1층 한 공간에는 작은 무대가 마련돼 있고 한쪽 벽면에는 빼곡히 채워진 LP판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2층에는 미니콘서트가 가능하도록 그랜드 피아노와 무대, 객석이 펼쳐진다.

물론 전문 공연장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것이 완벽하게 갖춰진 것은 아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을 펼치고 창작을 통해 탄생한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되고 있다.

이곳에 자리잡기 이전에도 이 대표는 월 1차례 '이상조의 행복한 음악이야기'를 여러 사람들과 함께 나누곤 했다.

그러나 장소가 협소해 늘 음악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공간을 꿈꿔왔고 이곳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월 10회 정도의 콘서트를 개최했었다.

다락방의 불빛 2층 공간에 마련된 무대 공간.
다락방의 불빛 2층 공간에 마련된 무대 공간.

지금은 코로나19로 공연은 취소됐지만 그 전에는 금·토 오후 8시부터 미니콘서트, 매월 셋째주 토요일 오후 5시부터는 정기음악회를 진행했었다.

매주 목요일 오후 8시부터 1시간은 '촛불 켜는 밤'을 주제로 80~90의 낭만을 느끼는 시간을 준비한다.

이 대표와 권 대표는 '다락방의 불빛'이라는 책자도 발간하고 있다. '다락방의 불빛' 책자는 지난해 봄 창간호를 시작으로 계간지로 독자들을 찾아간다. 음악을 좋아하는 10여명의 스텝들이 재능기부로 언론에 부각되지 않은 음악인들을 소개하고 있다. 지금, 여기, 우리와 함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다락방의 불빛'은 250명의 정기구독자가 있을 정도로 매니아층이 생겼다.

현재 2층 공간에는 오는 28일까지 '호주에서 온 해피의 친구들과 함께하는 일러스트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소품이지만 일러스트 속에 전하는 메시지와 그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곳은 전시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작가들에게 1개월간 무료 대관을 해주고 있다. 기성 작가에서 예비 작가 지망생까지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많은 시민들이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다락방의 불빛 2층 내부 전시공간. 이곳은 전시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1개월씩 무료 대관을 해주고 있다./ 이지효
다락방의 불빛 2층 내부 전시공간. 이곳은 전시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1개월씩 무료 대관을 해주고 있다./ 이지효

지난해 11월 문을 열면서 그 달에는 이성환 사진작가, 12월에는 강대식 사진작가, 올 1월에는 지역청년작가 그룹전, 2월에는 손영미 캘리그라피 작가, 3월에는 정한영 청년화가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이번 전시가 끝나면 4월에는 서각 작품 그룹전을 계획하고 있다.

"무료 대관을 진행하다보니 책임감 없이 갑자기 전시를 못하겠다고 취소하는 분도 있더라구요. 그래서 선납으로 소정의 대금을 받고 전시가 끝난 후 다시 돌려드리는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책임감에 다들 잘 해주시더라구요."

주말에는 오디오 매니아들의 로망인 1950년대 생산된 최고가 '억'소리나는 진공관 오디오를 통해 당대 미국 가정용 스피커 중 가장 큰 모델인 알텍 스피커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되니 관심있는 사람은 주말에 이곳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락방의 불빛 1층 내부에 작은 무대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 젊은 예술인 지망생은 꿈을 펼치고 전문 예술가와의 조우가 이뤄지고 있다./ 이지효
다락방의 불빛 1층 내부에 작은 무대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 젊은 예술인 지망생은 꿈을 펼치고 전문 예술가와의 조우가 이뤄지고 있다./ 이지효

지금은 사회적 상황으로 공연은 취소됐지만 이곳을 매개로 함께 예술을 꿈꾸고 나아갈 수 있는 소중한 공간, 위로를 주는 공간으로 거듭나기에 충분해 보인다.

"어릴적 다락방은 그 당시 저에게 보물이었던 딱지, 구슬을 보관하는 장소였고, 힘들때 눈물을 훔치며 그곳에서 위로를 받았던 공간이에요. 이런 공간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사소할지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곳이거든요. '다락방의 불빛'이라는 공간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음악으로 위로를 주는 작은 공간이고 싶어요."

음악은 자체적으로 갖고 있는 힘이 있어 듣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을 치유해 준다는 이 대표. 그는 공동대표인 권 대표와 함께 음악으로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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