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완종 경제부

"20년 장사 짬밥에 지금 같은 어려움은 없었다. 불쌍한 우리 안사람은 나만 믿고 있는데..."

지인으로 부터 듣게된 지역의 소상공인·자영업자에 현실이다. 이 지인은 "손님은 물론 개미 한마리도 안보인다"며 "소상공인들을 위한 대출지원 등을 알아보고 있는데 이 마저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이후 두 달여가 지난 현재 지역사회에는 말로 표현하지 못한 혹한의 시기를 맞고 있다.

수 많은 자영업자들이 이미 문을 닫거나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코로나 확산방지를 위한 임시휴무'를 내걸고 있지만 이들 역시 인건비, 운영비 등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강제 휴무를 할수 밖에 없었다.

또 '장사가 망했다'라는 꼬리표가 붙는 것을 두려워해 울며 겨자먹기식 운영을 하는 곳도 곳곳에 있다. 이 들은 말이 좋아 '영업중'이었지만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

청주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 24일까지 일반음식점 및 휴게음식점의 폐업 신청은 254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접수된 폐업신청 수(203건)보다 51건 더 많았다.

특히 가경동을 비롯해 지역 유통의 중심지인 '대농지구' 등이 있는 흥덕구의 경우 폐업신청이 지난해보다 무려 두배 증가했다. 흥덕구의 경우 많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자리잡고 잇는 곳으로 이번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직격탄을 맞은 곳이다.

더구나 이들에게 가장 큰 두려움은 종식 이후에도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열릴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이미 쪼그라들대로 쪼그라든 소비심리가 다시 기지개를 펼 수 있을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충북도내 소비심리는 새해들어 분명 회복세로 전환됐으나 코로나19 발생 직후 끝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유행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는 말그대로 이들 소상공인들에게는 '사형선고'나 다름 없는 상황이다.

이완종 사회·경제부.
이완종 경제부

코로나 확진자 수 증가가 점차 줄어들면서 그나마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파장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벌써부터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을 위한 특별대출 신청이 물밀듯이 쏟아지고 있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지역 경제의 기본인 소상공인·자영업자가 무너진 이후 나타날 도미노 현상을 미리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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