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최현구 내포·예산·홍성 주재

본격적인 농사철에 접어들면서 농촌에서는 분주한 일상이 시작됐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4차 개학 연기로 농사철을 맞은 농촌 학부모들은 일손 부족과 아이들 돌봄 사이에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농촌의 일손부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농촌의 고령화로 일할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고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계절 근로자마저 채용경쟁이 치열하다.

그동안 농촌 일손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외국인 계절노동자는 해마다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축산농가나 시설재배 농가 등은 외국인노동자가 없으면 작업에 차질을 빚을 정도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고용허가제(E-9)를 통해 국내에 들어온 농축산업분야 외국인 근로자는 지난해말 기준 2만4천509명으로 전체 외국인 근로자의 11%를 차지했다.

계절근로자제는 법무부가 농번기때 일손부족 해결을 위해 안정적인 농업경영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로 올해 법무부가 배정한 국내 농가의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전국 5천여 명이다.

그런데 한국이 코로나19 주요 발생국으로 인식되면서 올해 국내로 유입될 외국인 계절노동자가 입국을 포기하거나 기존에 있던 노동자들도 속속 빠져나갔다.

농가들은 본격 영농철에 접어드는 4월에 들어서면서 일손이 더 부족할 것으로 보는 등 인력 수급에 대한 불안이 커진 상태다.

농업 관련기관에서는 농업용기계 임대로 인력 부족분을 채운다는 계획이지만 기계와 사람이 하는 일이 극명하게 차이가 나 현실과는 거리가 꽤 멀다.

지난해 12월 자진해 출국한 불법 체류자는 매주 1천명대였으나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하면서 3월 첫 주에만 7천명을 넘어섰다. 실제 농촌지역에서 잡다한 일을 해왔던 불법체류자들의 공백은 크게 느껴진다.

최현구 내포·예산·홍성 주재
최현구 내포·예산·홍성 주재

지금 농촌은 일손 찾기에 비상이 걸렸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힘든 일을 하지 않으려는 우리사회의 풍조속에 온갖 허드렛일을 해오던 외국인 노동자들이 떠난 빈자리는 현재의 농촌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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