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통 맥간 공예 보급 앞장서고 싶다"
민선희 작가는 1966년 진천에서 태어났다. 청주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서울에서의 직장생활을 경험하고 결혼 후 다시 청주에 정착했다.
민 작가는 청주에서 풍선아트 교육을 하던 2000년 중반 지인이 하는 맥간공예 작품을 보고 보리줄기의 매력에 끌리게 됐다.
민 작가는 유난히 손으로 하는 것을 좋아해 일을 마치고 모두 잠든 시간에 보릿대를 펴고 작품을 만들었다. 그 새벽 보릿대 갈라지는 맑은 소리도 좋고 집중할 수 있어 피곤한 줄도 몰랐다고 했다.
민 작가는 "보릿대를 이용한 공예는 오래전부터 있었던 것이지만 이렇게 보리줄기의 결을 살려 도안하고 양면 접착지를 활용한 지금의 맥간공예는 스승인 이상수 선생님이 만든 방법으로 4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길상의 좋은 기운을 손 끝에 담아 보리줄기 자연의 색 그대로 작품을 만드는 것에 끌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언 땅에서 자란 보리줄기는 그 해의 햇빛과 바람에 따라 특유의 질감이 달라지는데 민 작가는 아직도 해마다 다른 빛깔의 보릿대를 만나는 것이 설렌다고 했다.
"공예는 손으로 정성을 들여야 하는 것이잖아요. 또 시간도 오래 걸리구요. 어렵고 힘드니 사람들이 잘 하려고 하지 않죠. 그렇지만 우리의 공예가 사라지지 않도록 노력해야하는 것 같아요 부족하지만 꾸준히 노력하는 건 중간에서 다음세대에 다리를 연결해주는 역할이라도 하고 싶은 욕심입니다."
이렇게 노력한 결과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으며, 2016년에는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에서 주는 '주목할 예술가(전통연희)'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청주 뿐 아니라 맥간공예연구원이 있는 수원과 해외에서 더 많은 활동을 펼치며 우리 공예를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중국 북경 서화명가초대전, 대만 우백령미술관, 중국 제령시박물관 등에서 열린 초대전에 참여했다. 2018년에는 루마니아 클루지데이 수공예축제에서 전시 및 체험을 실시했는데, 한국 문화에 반한 루마이아에서 그 다음해 한국대사관 초청 'K-Lovers Fastival' 전시와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제 48회 아세아미술초대전 공예부문 대상 수상자로 선정돼 7월 인사동 라메르 갤러리에서 개인 부스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렇게 맥간공예의 전승과 보급이라는 책임감으로 전통공예를 알리고 있는 민 작가.
"상을 받아 기쁘지만 책임감도 많이 느끼죠. 앞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맥간공예를 알리고 우리의 전통으로 이어가도록 노력해야죠. 지칠 때는 12시간 이상 작품에 몰두하는 선생님을 보고 자극을 받아요. 또 어려울 때 함께 하는 청주 회원들이 있어 힘도 되고 고맙죠."
2010년 청주시 평생학습관에서 수강생들과의 인연으로 시작한 청주예맥회(보리다온)는 2011년 첫 회원전을 시작으로 올해 8회째 전시를 앞두고 있다.
맥간공예연구원 수석전수자로 청주에서 맥간공예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후학양성에 힘쓰고 있는 민 작가.
"전공을 한 것도 아니고 공예를 하는 일이 쉽지는 않아요. 그만 둬야하나 슬럼프가 왔을 때 도 닦는 마음으로 반야심경을 새겨 넣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다 처음 맥간을 하며 행복했던 때가 떠올랐어요. 보릿대를 펴는 일이 마음수양 하는 일 같아 작업에 집중하다보면 마음이 편안해힙니다."
그는 이렇게 천천히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작업을 하는 시간을 즐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민 작가는 "앞으로 한글 등 문자를 맥간이 가진 장점을 살려 작품으로 표현해보고 싶다"며 "코로나19가 빨리 안정을 찾아 올해 10월 말에 예정됐던 루마니아 교류 30주년 행사에 참여해 루마니아뿐 아니라 유럽의 여러 나라에 우리의 맥간공예를 알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평면작품이지만 빛과 보는 방향에 따라 입체적으로 보이는 보릿대에 매력에 푹 빠진 민 작가는 무엇이든 빠르게 진행되는 현대의 생활에서 보릿대를 펴는 차분함으로 한국의 정서를 담은 작품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맥간공예의 매력을 전파할 예정이다.
이지효 기자
jhlee@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