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김금란 대전본부 부국장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한지 1주일이 지났지만 학교현장의 불안은 여전하다. 처음 시행하는 원격수업인 만큼 시행착오는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문제는 연일 터지는 오류에 대해 명확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9일 전국 중·고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한 1차 온라인 개학 이후 4일의 수업일 동안 주요 온라인 학습용 사이트들이 수시로 접속 오류를 빚고 있다. 교사와 학생이 학습 자료를 공유하는 EBS 온라인클래스는 온라인 개학 첫날부터 접속 오류가 발생했고, 13일에는 오류 시간이 더 늘었으며, 14일 또 다시 먹통이 됐다. 인터넷 불안정으로 EBS 플랫폼에 교사들이 올린 자료가 통째로 없어지거나 영상이 끊기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EBS 온라인클래스의 세 차례 접속 오류 원인은 하드웨어인 '네트워크 결합 스토리지' 장치 문제와 로그인 방식 변경 문제, 네트워크 장비 오류 등으로 나타났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똑같은 로그인 문제로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문제 하나를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지는 상황으로 진단해 사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교육당국은 온라인 개학 첫날 다시는 접속 오류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상황을 낙관했지만 섣부른 판단이었다. 교육계에서 개학 연기 이후 한 달 넘게 무슨 준비를 한 것이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운영하는 학습 사이트인 'e학습터'와 '위두랑' 역시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정부가 온라인개학에 대비해 서버를 증설했지만 연일 서버가 다운되는 지경이다.

사이트 이용 불편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2차 온라인개학이 시작돼 학습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2차 온라인 개학을 맞은 학생들은 초등 4~6학년과 중 1~2학년, 고 1~2학년이다. 지난해 교육통계 기준 대전에선 초등학생 4만1천410명, 중학교 2만6천387명, 고등학교 2만8천938명 등 9만6천735명이다.

여기에 지난 9일부터 원격수업을 듣고 있는 중3·고3은 3만302명으로 대전에서만 총 12만7천여 명의 학생들이 원격수업에 참여한다. 전국적으로는 400만 명에 달한다. 특히 2차에는 혼자 원격수업을 제대로 해내기 어려운 초등학생들도 포함돼 온라인개학에 대한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집에서는 산만해진다며 관리·감독을 맡겨달라는 학원도 나왔다. 실제로 일부 아이들은 학원에 가서 학교 원격수업을 들은 경우도 확인됐다. 일부 학원에선 공교육의 질이 낮아질 것을 예측하고 일찌감치 온라인 강의를 준비해 성업 중인 곳도 있다고 한다. 코로나19로 개학도 못하고 있는 판국에 집단 감염 우려가 있는 학원에서 학교 수업을 들어 온라인개학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김금란 부국장 겸 교육부장
김금란 대전본부 부국장

온라인개학 범위가 확대되면서 더 심화될 수 있는 사이트 접속 오류, 온라인 인프라 부족으로 인한 원격수업에 대한 학교별 격차 등 만전의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교육당국은 현 상황을 낙관할 때가 아님을 명심하고, 좀 더 면밀하고 꼼꼼하게 예상 가능한 문제들을 확인해 해결해 주길 바란다. 안일한 대처로 인해 학생들에게 더 이상 피해가 가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를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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