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황인호 제천시청 홍보학습담당관실

삼척에 이어 제주도에서도 축구장 10개 면적의 유채꽃 밭을 갈아 엎었다. 1년 농사로 화려한 서막은 커녕 빛도 보지 못한 채 눈물을 흩날리며 땅 속으로 묻혔다. 너무 아름다워도 문제가 되는 희한한 뉴스를 접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제천 청풍호 일원의 눈부시도록 화사한 벚꽃나무 행렬과 제주도의 천연의 노란물결 아래 고운 자태를 뽐내는 유채꽃 길은 마음의 치유를 위한 여행지이다.

매년 수많은 인파들로 몸살을 앓는 곳이기에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꽃들의 유혹에 분주한 꿀벌들의 합창에 이끌린 상춘객들의 발길이 코로나19의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발길을 되돌려 집으로 와야만 했다.

길게 뻗은 벚꽃 길은 스쳐 지나치는 차량들로 즐비할 뿐 가까이 다가갈 수 없게 됐다. 따라서 손님맞이에 한껏 들떠 있던 솜씨좋은 맛집들도 화중지병(畵中之餠)이 돼 버렸다.

코로나19로 인한 매출감소 등 직·간접 피해가 발생한 상인들의 시름은 깊어졌고 지역경기는 침체의 늪에 빠졌다. 관광산업 역시 전 세계적으로 직격탄을 맞아 사상초유의 손실과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우리 삶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학생들은 집에서 원격 강의를 듣는 온라인 학교생활을 하고 있으며, 더불어 집안에서 가벼운 운동을 하면서 배달음식과 생필품을 주문하고 있다.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로 인해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각지에서 성금과 기탁물품이 답지하고 있으며 지역화폐 사용을 확대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의 파장은 봄나들이 꽃구경 자체를 구경거리로 만들어버릴 정도로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로 인해 얼어붙은 지역경제는 봄바람에도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황인호 제천시청 홍보학습담당관실
황인호 제천시청 홍보학습담당관실

꽃들의 향연, 봄의 아름다움이 코로나에 묻혔다. 잔인한 4월이 아닌 다시끔 가슴 부푼 내일을 떠올려 가며 굳게 다짐해 본다. 싹은 돋아나고 자라나 다시 꽃을 피울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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