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인문학] 허건식 체육학박사·WMC 기획경영부장

운동을 하면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도 건강해지고 집중력을 비롯해 공부하는데 필요한 체력을 기를 수 있다. 심지어 스포츠 활동을 통해 인내와 페어플레이 정신, 약자에 대한 배려 등 다양한 개인의 건강과 사회적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운동이나 스포츠활동의 장점을 알고는 있지만 대학입시에 몰입된 고교 교육이나 취업교육의 장이 되어버린 대학에서는 소극적이다. 그러나 유독 세계명문대학들은 운동과 스포츠 활동을 중시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미국의 하버드대는 스포츠계열학과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스포츠대학을 방불케 할 정도로 수많은 체육관과 운동시설, 다양한 스포츠클럽 등의 운동 환경이 잘 되어 있는 대학으로 유명하다. 최고의 수재들이 사회진출을 꿈꾸며 학업과 운동을 주요 활동으로 삼고 있다. 이 대학에는 운동과 관련해 100년 가까이 전해오는 사연이 하나 있다. 1912년 타이타닉호 침몰 사고로 희생된 하버드대생 해리 와이드너의 어머니는 와아드너 도서관을 조건부로 기증했다. 이 기부 조건은 하버드대를 졸업할 때 반드시 1.6㎞이상을 수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장애인학생들의 반대로 현실화 되지 못했지만 여전히 하버드대생들에게 전해온 운동이야기중 하나다.

미국의 UC버클리대 역시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추어져 있어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건강과 사회적 역량을 키우고 있다. 그 중에서 국제적으로 유명한 시설이 동양무예센터다. 미국에서 무예에 대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이 센터에는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UC버클리무예프로그램'이 있다. 버클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동양문화를 이해하고 공부하는 여건이 되었고, 무예 연구역시 미국에서는 가장 많은 실적을 내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체육을 필수 교양 교과목으로 지정한 해외 명문 대학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미국 아이비 리그 대학 중에서는 MIT, 코넬대, 콜럼비아대 등이 있고, 유명 사립대와 주립대학들도 다양한 교양 체육 교과목을 운영하고 있다. 동양도 예외는 아니다. 일본의 도쿄대, 중국의 베이징대와 칭화대 역시 체육 교과목을 이수해야 졸업할 수 있다.

신입생 선발에서도 이 대학들은 학업점수보다 자질을 중시하고 있다. 이 대학들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고 다양한 과외 활동을 경험한 학생들을 높게 평가한다. 이 활동중에는 스포츠가 단연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학생들은 미래의 세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고 그런 잠재력을 지닌 사람들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에서 자녀의 유학을 준비하는 학부모들 사이에 펜싱 과외가 열풍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러한 적극적인 스포츠 선호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이들은 공부이외에도 스포츠 활동 등과 같이 다양한 취미활동에 대해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의욕이 넘친다. 대학들은 이 적극성과 의욕이 사회에 진출하는 학생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자신감을 키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처럼 공부가 우선이고 운동이나 취미활동은 시간이 있을 때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운동과 취미도 일상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의 훌륭한 스포츠 환경을 만들게 했다.

허건식 체육학 박사·WMC기획경영부 부장
허건식 체육학 박사·WMC기획경영부 부장

최근 들어 하버드대를 비롯한 주요 명문대학들이 운동과 스포츠의 가치를 내세우며, 그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국내에서도 각종 학교와 대학에서 체육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눈치다. 그러나 자녀의 운동과 스포츠 환경은 가정에서부터 만들어야 주어야 한다. 코로나19 위기가 끝나면 스포츠활동과 야외활동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움츠렸던 자녀들에게도 운동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고 의욕적인 삶이 될 수 있도록 활력을 불어 넣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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