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정부 연탄값 인상방침 따라

대전·충남지역 연탄공장들이 여름철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때 아닌 호황를 누리고 있다.

올 겨울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이를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나오면서 서민들의 겨울나기가 벌써 시작됐기 때문이다.

대전시 육림연탄 등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정부의 연탄값 인상 방침이 발표되면서 겨울철 연료 확보를 위해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40%~70% 주문량이 많아졌다는 것.

현재 대전 대덕구 신대동 육림연탄공장에서는 장당 184원(고시가)으로 전년보다 50% 늘어난 하루 3만여장이 판매되고 있다.

이 공장 박현석(45)사장은 “지난해부터 연탄값 인상설이 나돌 때마다 소비자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며 “연탄값이 한차례 또 오를 경우 연탄 사용가구 부담이 생각보다 커질 것”이라 말했다.

인근 주민 김모(57.대전시 대화동)씨도 “경유값 부담을 줄이려고 연탄 보일러로 바꿨는데 갑자기 연탄값 인상설이 나돌아 벌써 가슴이 무겁다”면며 ”가격이 오르면 배달료까지 포함해 300~340원 이상을 줘야 구입할수 있다”고 걱정했다.

충남 연기군 지역도 올들어 국제유가 상승추세로 일반 가정의 연탄 보일러 교체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인상을 앞두고 미리 연탄을 찾는 주민들의 발길도 잦아지고 있다.

천안을 비롯해 충북 청주,경기 수원까지 연탄을 공급하는 연기군 조치원읍 강원연탄의 경우 최근 전년보다 50%늘어난 하루 2~3만여장의 연탄을 생산해 내고 있다.

강원연탄 관리부 김경숙(38)씨는 “요즘 여름철 비수기이지만 지난해보다 50% 정도 늘려 생산해 내고 있다”며 “주로 식당이나 농장에서 찾고 있으나 개인 수요자들도 최근 부쩍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조치원 및 강외면 등 인근 시설오이를 재배중인 200여 농가들 가운데서도 상당수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기름값을 감당하지 못해 지난해 가을 연탄 보일러로 시설을 교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80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 농사로 오이를 생산하는 김상훈(52유성구 구암동)씨도 “기름 온풍기만을 사용했을 경우 하루 200ℓ정도가 소모돼 연료비가 14만여원이 들어갔으나 지난 겨울에는 연탄 300장에 6만3천여원을 지출해 난방비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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