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광가속기 고배 마신 전남지사 반발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

[중부매일 장병갑 기자]전남 장성 출신의 무소속 김경진(광주 북을) 의원이 방사광가속기 유치에 탈락해 반발하고 있는 전남지역에 작심하고 쓴 소리를 했다.

김 의원은 방사광가속기 선정 발표 직후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방사광가속기가 청주로 결정됐다. 내 고향 전남에 유치되지 않았다는 관점에서 보면 아쉽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의원은 "하지만 냉철하게 본다면, 청주는 과방위 소속 변재일 의원의 협조하에 충북도와 유관기관들이 2017년부터 준비하고 기획해 왔다. 국회 세미나도 수차례 한 것으로 기억한다. 넉넉한 시간을 두고 준비와 보고서를 마련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의원은 이에 비해 전남도가 촉박한 시간에 유치전에 뛰어들고 정치적으로 이를 해결하려는 태도를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전남도는 한전공대 확정이후, 2019년에 갑자기 뛰어 들었다. 정치의 힘을 활용하려고 한 징후도 엿보였다. 객관적인 조건과 능력을 기준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는데, 단체장, 정치인들이 플래카드 들고 사진 찍고, 집단 서명 받고, 청와대 게시판에 청원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꼬집었다.

지역 정치력을 동원하는 구태의연한 해결방법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제는 그런 방식의 문제해결을 지양해야 한다. 통하지 않는다. 가령 그런 방식으로 정치를 활용해 다른 지자체가 오랫동안 준비하고 공들여 온 것을 빼앗아 온다면, 내 고향 호남에 대한 다른 지역의 시선도 곱지 않게 변할 가능성도 있어서 좋은 수단이 결코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이번을 계기로 전남도 길게 지역발전을 준비하는 그랜드 마스터플랜을, 넉넉한 시간을 두고, 치밀하게 준비하는 습관이 생겼으면 한다"고 밝혔다.

반면 김영록 전남지사는 페이스북에 "납득할 수 없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하는 입장문을 올리고 평가결과 공개와 재심사를 촉구하는 등 반발했다.

김 지사는 입지선정 전 과정이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며 정부를 향해 불만을 드러냈다.

김 지사는 "전남도는 여러 차례 평가항목과 기준의 개선을 강하게 요구했지만 정부는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며 "국정목표인 국가균형발전 분야의 비중도 미미한 수준이었고 수도권 접근성과 현 자원의 활용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반영해 평가했다"고 비난했다.

방사광가속기를 하나 더 건설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김 지사는 "우리나라 가속기 입지로 최고 적지인 빛가람혁신도시 나주에 방사광가속기를 추가적으로 하나 더 구축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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