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교실서 영상으로 나눈 '사제의 情'

청주비상초등학교 이상민 교사가 스승의 날을 맞아 학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신동빈
청주비상초등학교 이상민 교사가 스승의 날을 맞아 학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신동빈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학생들 없이 맞게 된 스승의 날, 아이들 보고 싶은 마음 가득 담은 영상제작 해야죠"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학교 교육모습을 소개하고 있는 청주비상초등학교 이상민(35) 교사는 스승의 날을 맞아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메시지를 전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등교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힘을 주고 싶기 때문이다.

"홀로 교실에서 하는 온라인 수업은 정신적·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어요. 아이들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부분도 그렇고, 특히 저학년의 경우 집중력이 많이 떨어지죠. 교사인 제가 이렇게 힘든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싶어요. 등교개학을 손꼽아 기다리는 아이들에게 '같이 조금만 참고 기다리자', '등교개학하면 그간 못했던 놀이교육을 맘껏 하자' 등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요."

이 교사는 그간 스승의 날이 되면 제자들이 보내온 편지를 읽거나, 교사로서 느끼는 감회를 유튜브를 통해 밝혀왔다. 또 지난해에는 교권에 대한 안타까운 현실에 대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기도 했다.

"스승의 날은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특별한 날인데, 사회분위기가 바뀌고 하면서 교사 스스로 자축하는 날로 바뀐 것 같아요. 그래서 학교에서도 학생과 함께 하는 행사보다는 교장선생님이나 교감선생님이 교사들을 격려하는 정도로 보내고 있죠."

스승의 날이 학생들과 함께 즐기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전보단 청렴에 대한 교사들의 기준이 많이 올라갔지만 더 노력해야 해요. 그래야만 학부모·학생들에게 공감 받을 수 있습니다. 교권회복의 첫 단추는 교사들이 끼워야죠."

학생과 선생이 모두 주인공인 스승의 날을 간절히 기다리는 이 교사에게 코로나19로 인한 '학생 없는 스승의 날'은 더욱 아쉽다.

청주비상초등학교 이상민 교사가 스승의 날을 맞아 학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신동빈
청주비상초등학교 이상민 교사가 스승의 날을 맞아 학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신동빈

"교실 뒤 '우리 이야기'에 지난해 제가 담임을 했던 학생들이 저에 대해 소개한 글이 적혀 있어요. 대략... 좋은 내용뿐이긴 한데 '노래를 잘해요', '친절하고 다정해요', '유튜브를 해요' 이런 글들이죠. 이 내용을 올해 우리 반 아이들 온라인 수업 중 보여줬는데, 호응이 뜨거웠어요. 서로가 그리운 거죠. 서로 얼굴 맞대고 스승과 제자의 정을 쌓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