風樹之歎(풍수지탄)
風樹之歎(풍수지탄)
  • 중부매일
  • 승인 2020.05.20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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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을 읽다] 조환문 청주IT과학고 교사

지난해 말 엄마가 쓰러져 몸도 가누지 못하고 기억도 못 한다는 소식을 듣고 전주에 내려갔다. 청주에서 전주까지 운전하고 내려가며 참으로 애가 탔다. 엄마는 김장을 끝낸 후 갑자기 기력이 떨어지시며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셨고, 인지 장애가 생기셨다. 엄마는 병실에 있으면서도 청주에서 온 막내아들을 보시고는 마치 집인 것처럼 냉장고에서 맛있는 것 꺼내 먹고 지난번 김장 때 못 챙겨준 것이 있다며 챙겨가라는 엄마의 말에 더욱 울컥했다. 며칠 후 대학병원에 예약해 연차를 내고 내려가 온종일 엄마가 검사를 받는 것만을 기다렸다. 응급실에서 며칠 전보다 상태가 나빠진 엄마를 보며 간절한 기도와 눈물만이 흘렀다. 그리고 작아진 아빠의 모습을 보며 자연스레 나의 불효만이 떠올랐다. 내가 좀 더 상황이 나아지면 부모님께 더욱 잘해 드려야지, 효도해야지 하는 생각을 평소에 하고는 했는데, 그런 모든 것들이 그 순간 모두 무너졌다. 그제야 옛말이 생각나게 됐다.

樹欲靜而風不止(수욕정이풍부지) 子欲養而親不待(자욕양이친부대) 往而不可追者年也(왕이불가추자년야) 去而不見者親也(거이불견자친야)

나무는 고요히 있고자 하나 바람은 그치지 않고 / 자식은 봉양하고자 하나 부모님은 기다려 주시지 않네 / 흘러가면 쫓아갈 수 없는 것이 세월이요 / 돌아가시면 다시 뵐 수 없는 분은 부모님이로다.

논어(論語)에 보면 공자(孔子)가 자기의 뜻을 펼치기 위해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다 슬피 우는 고어(皐魚)를 만났다. 공자는 고어에게 우는 까닭을 물었다. 고어가 "세가지 한(恨)이 있는데, 그 첫째가 공부를 하기 위해 집을 떠났다가 고향에 돌아가 보니 부모는 이미 세상을 떠난 것이다"고 했다. 그리고 위의 시를 읊고서 "부모가 살아 계실 때 효도하지 않으면 뒤에 탄식하게 되며, 돌아가시면 다시는 뵙지 못하는 분이 부모님입니다. 이제 여기에서 말라 죽으려고 합니다"라고 말했다.

공자는 제자들을 돌아보며 "이 말을 명심하라. 훈계로 삼을 만하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깊은 깨달음은 얻은 공자 제자 중 13명은 고향으로 돌아가 부모를 섬겼다고 한다. 한시외전(韓詩外傳) 같은 시구가 나오며, 고어(皐魚)는 마른 나무에 기대어 죽었다고 한다.

풍수지탄(風樹之歎)은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의 탄식이다. 이 말은 효도를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부모님께서 돌아가셨을 때 자식의 깊은 탄식과 후회란 뜻이다. 곧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효도를 다 하라는 뜻이다.

자신의 이름으로 살지 않으시고 오직 우리의 아버지와 어머니로 살아오신 부모님, 우리가 그 부모님의 사랑과 헌신에 더욱 살펴보고 말과 행동으로 항상 표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조환문 청주IT과학고 교사
조환문 청주IT과학고 교사

상황이 나아지면 해야지, 조금 있다 해야지, 이렇게 미룰 때 우리는 그 후회가 더욱 커질 것은 명백하다. 나에게는 또 다시 기회가 왔다. 엄마는 두 달의 입원 치료를 통해 기억이 돌아오고 몸도 가누게 됐다. 정말 감사했다. 자주 찾아 뵙고 싶었는데, 또 다시 코로나 바이러스가 나의 길을 막게 돼 매우 가슴이 아팠다.

망운지정(望雲之情)을 느껴 이 사태가 빨리 끝나기만 바랐다. 다행히 상황이 좋아져, 며칠 전 전주에 오랜 만에 내려가 부모님께 밥을 대접하고, 안아드리면서 '아빠, 엄마, 사랑해요'라고 말하고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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