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여당 택한 민심… 겸손·경청·일하는 국회 '시동'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대전 대덕선거구 당선인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365일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 김금란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대전 대덕선거구 당선인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365일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 김금란

[중부매일 김금란 기자] 15년 도전 끝에 5전6기의 신화를 이루어내며 제21대 국회 입성에 성공한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대전 대덕선거구 당선인은 365일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한민국 정치의 품격이 높아져야 합니다. 과감한 정치혁신을 통해 365일 일하는 국회의원, 입법 성과로 국민에게 신뢰받는 국회의원,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국회의원이 돼야 합니다."

박 당선인은 품격 있는 정치,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첫째, 국회 운영을 상시화하고 법안의 자동 상정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둘째, 신속처리안건의 처리 기간도 대폭 단축하고,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심사권'을 폐지해 사실상 상원 구실을 하는 잘못된 월권도 없애야 한다. 셋째, 정당한 사유 없이 국회 회의 등에 불출석하는 경우 세비를 단계적으로 삭감하고 출석정지 징계규정을 신설해 국회의원의 불출석을 방지해야 한다. 넷째, 국민이 직접 법안을 제안하면 반드시 심사하고 논의할 수 있도록 국민참여형 입법제도의 문도 개방해야 한다. 다섯째, 국민소환제 도입과 함께 국회의원 윤리 강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박 당선인은 법사위원장과 예결위원장을 여당이 맡아야 한다고 개인적인 견해를 전제로 밝혔다.

"유권자들이 177석이라는 거대 여당을 만들어 준 것은 싸우지 말고 소신껏 일하라고 힘을 실어준 것입니다. 사회,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일어나는 일을 예측하기 힘든 포스트 코로나 위기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여당에게 힘이 필요합니다. 다른 주요 상임위를 야당에 양보하더라도 법사위원장과 예결위원장은 여당이 맡아야 경제문제 등 책임감을 갖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대전 대덕선거구 당선인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365일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 김금란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대전 대덕선거구 당선인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365일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 김금란

박 당선인은 '오뚝이 정치인'으로 통한다. 국회의원과 단체장 선거 등 수차례 도전 끝에 이번에 첫 당선의 기쁨을 맞았다. 정용기 미래통합당 후보와는 장장 15년간 다섯 번의 맞대결 펼쳤다. 앞서 2006년, 2010년 구청장 선거, 2014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2016년 총선 등에서 정 후보와 맞붙었다가 모두 패배의 쓴맛을 봐야 했다. 또 2년 전 치러진 6·13 지방선거에선 대전시장 선거까지 도전했지만 민주당 경선에서 현 허태정 시장에 밀리면서 정계은퇴의 위기도 겪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대덕구를 전략공천지로 검토하고 나서 또 한번의 위기를 맞았지만 다행히 극적으로 전략공천지가 철회되면서 기사회생의 기회를 잡고 금배지를 달게 됐다.

박 당선인은 4·15 총선 선거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일에 대해 대덕구를 전략 공천지역으로 결정했던 순간이라고 술회했다.

"경선기회도 주지 않고 컷오프 시키는 것이었으니 모든 당원들이 전략철회, 공정경선 실시를 요구하며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다행이 당 지도부에서 지역민심을 받아들여 기존 예비후보 3자 경선으로 후보를 선출하게 됐고,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위기 상황이 오히려 지역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당선의 기쁨을 맛 본 박 당선인은 무덤덤하게 소감을 밝혔다.

"많은 실패 끝에 얻은 당선이라 무척 기쁠 줄 알았는데 아직 실감나지 않고 무덤덤하네요. 당선되자마자 주민들의 민원이 쏟아지고 기대감도 커서 어깨도, 마음도 무겁습니다. 대덕구의 변화를 열망하는 구민들의 선택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더 낮은 자세로 365일 일하는 국회로 보답하겠습니다."

박 당선인의 핵심공약 1호는 대덕구 연축·신대지구에 혁신도시를 유치하는 것이다. 대전에서 가장 낙후된 대덕구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땜질식 처방만으로는 부족하다. 연축·신대지구를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핵심 사업인 혁신도시로 지정하고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을 다수 이전시켜야만 대덕구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상임위도 국토교통위원회를 희망한다.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얼마 전 연축지구가 대전혁시도시 후보지로 선정됐고, 오는 7월께 대전시장이 혁신도시 지구지정을 국토교통부장관에게 신청하게 되고 국가균형발전특별위원회가 심의하는 행정절차가 진행되는데 이를 관할하는 상임위원회가 국토교통위원회입니다. 또한 대덕구를 사통팔달 국토교통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회덕IC 조성, 충청권광역철도망 구축, 경부고속선 지하화 문제 등 다양한 현안사업들을 챙기기 위해서도 해당 상임위원회의 활동이 중요합니다."

당선증을 받고 활짝 웃는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대전 대덕선거구 당선인. / 박영순 당선인 사무실 제공
당선증을 받고 활짝 웃는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대전 대덕선거구 당선인. / 박영순 당선인 사무실 제공

누구에게나 힘이 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박 당선인은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정치철학을 배웠다.

"노무현 대통령께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원칙을, 문재인 대통령께는 '상식과 원칙이 지배하는 사회'라는 정치철학을 배웠습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은 '차별 없는 세상'을 강조하셨는데 현 상황은 불평등과 불공정이 국민통합을 가로막고 대한민국의 발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나라, 공정한 기회와 정의로운 결과가 보장되는 나라, 신분상의 차별이 없는 나라를 만들고 싶습니다. 서민의 아픔과 사회적 약자의 눈물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힘이 되는 따뜻한 정치로 정의와 평등을 만들어내고, 약자와 함께 더불어 잘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습니다."

박 당선인은 21대 국회에 등원하자마자 민생을 살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일상이 정지되어버린 주민들의 고통과 매출감소로 경제적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절박한 하소연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21대 국회에 등원하자마자 코로나19 사태를 조기에 종식시키고 무너지는 민생을 살리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덕구민들께 약속했던 싸우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다짐, 혁신도시 유치로 대덕의 경제지도를 바꾸겠다는 공약,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대덕의 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도 꼭 지키겠습니다."

어느 당선인보다 한 표의 소중함을 알고, 실패를 거듭하면서 다져진 내공으로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박 당선인의 첫 의정활동에 기대가 모아진다.

 

#셀프선정 5대 공약

- 대덕구에 혁신도시 공공기관 유치

-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 연축역·회덕역 신설

- 대전·대덕산단의 산업혁신 클러스터 전환

- 대전산재병원을 지역밀착형 공공종합병원으로 재건축

- 대덕구 관할 동대전세무서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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