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광역의원 거쳐 토박이 넘어선 '소통의 힘'

최춘식 당선인이 선거사무실에서 21대 국회 의정활동 계획을 밝히고 있다./ 최춘식 당선인 선거사무실
최춘식 당선인이 선거사무실에서 21대 국회 의정활동 계획을 밝히고 있다./ 최춘식 당선인 선거사무실

〔중부매일 김홍민 기자〕4·15 총선 결과 최고 화제 지역으로 부상한 곳 중 한 곳이 경기도 포천·가평 선거구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수도권을 석권했지만 이곳은 충북 출신 미래통합당 최춘식(64) 후보가 당선됐다.

인터뷰를 통해 최 당선인과 그의 정치 행보·비전을 소개한다./편집자


최 당선인은 충북 단양에서 출생해 제천고를 졸업할 때까지 충북에서 살았다.

게다가 그는 불과 2년 전 만해도 도의원 선거에서 조차 낙선했던 인물이다.

그런 그가 포천 토박이 민주당 이철휘(66) 후보를 3천896표차로 꺾었다.

특히 최 당선인은 육군 대위로 제대한 반면, 이 후보는 제2작전사령부 사령관(대장) 출신으로 "대위가 대장을 이겼다"며 화제가 됐다.

최 당선인은 경북 영천의 육군3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소위로 임관해 포천지역 군부대에서 전역했다.

이후 예비군 중대장과 포천군의원, 경기도의원을 지내며 40년간 지역에서 터를 잡았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보였던 이번 선거에서 기적이 일어난 것은 평소 겸손한 마음으로 밑바닥 민심에 다가간 최 당선인의 낮은 자세가 승리의 요인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최 당선인처럼 기초의원과 광역의원을 거쳐 국회의원에 오른 사례는 충북에서 찾아 볼 수 없다.

그는 당선 확정 후 "자만하지 않고 낮은 자세로 지역주민을 섬기며 실천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며 "활력이 넘치고 행복한 포천·가평을 만들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지난 8일 서면으로 진행한 일문일답.
 

4·15 총선 결과, 수도권은 여당이 석권했다. 하지만 포천·가평에서는 통합당 후보인 최 당선인이 승리했는데 이유는 무엇이라고 평가하는가.

-이번 총선은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모두 선거에 불리한 요소들이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대형변수 앞에 수면 아래로 잠겼다고 생각한다.

여러 정치적 쟁점들이 유권자의 판단기준으로 작동했을 것이다.

민주당에는 친문의 기득권화와 연관된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등 진영정치, 조국 사태가 가져온 중도층의 이반, 경제난 등이 정권평가로 작동했고, 통합당에는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보여줬던 대안부재와 맹목에 가까운 강경투쟁, 극단적 주장과 구호를 외치던 '아스팔트 우파'와의 동조현상 등이 본질적으로 보수진영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에 패배했다고 생각한다.

보수진영의 패배에 저의 승리 이유를 설명하는 게 부담스럽고 조심스럽기도 하다.

짧게 말씀드리자면, 제가 가장 강조한 것은 경제였다.

36년이란 세월동안 지역생활 속에서 시민들과 소통하며 함께해 왔기 때문에 시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먹고 사는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생활밀착형 공약을 제시했고, 포천·가평 지역민들에게 저의 뜻이 잘 전달돼 선거에서 승리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육군대위 출신이 육군대장을 지낸 상대방 후보를 이겼다며 세간의 화제가 됐다. 이런 시각에 불편함은 없는지.

-이슈가 됐던 것은 잘 알고 있다. 또 계급에 대한 프레임 속에서 쉽지 않은 선거운동을 펼쳐 왔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저는 임관 선배로써 (이 후보를)존경한다.(장교<소위> 임관은 최 당선인이 1978년, 이 후보가 1975년으로 이 후보가 3년 앞선다)

이런 이슈가 어디서부터 시작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이런 것들로 인해 오히려 상대 후보가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총선에서 함께 경쟁한 후보로써 지역발전을 위한 비전을 제시해 준 데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최춘식 후보(왼쪽 두번째)가 당선 확정 후 가족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최춘식 당선인 선거사무실
최춘식 후보(왼쪽 두번째)가 당선 확정 후 가족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최춘식 당선인 선거사무실

생도 생활부터 예비군 중대장까지 오랫동안 군에 복무했다. 육군의 경우 장교 임관 경로가 다양하다. 하지만 일부 출신들이 승진에 유리한 요직을 독식해 군 내부적으로 사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적돼왔다. 군 인사의 투명성 확보와 선진화를 위해 공정한 경쟁 시스템도입이 시급한 것으로 보이는데 당선인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고, 특히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 있는가.

-언급한바와 같이 군 인사의 투명성 확보와 선진화를 위해 공정한 경쟁 시스템도입이 시급하다.

그렇기 위해서는 먼저 국방부 차원의 통일된 인사관리기준이 필요하다.

각 군의 인사관리 실태를 분석, 정책실무회의와 법적 검토를 거친 후 다양한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인사관리 기준을 정립하기 위해 추후 국방위 소속 위원들에게 지속적인 의견을 제시해 나갈 것이다.

 

지난 1월8일 출마 기자회견문에서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퇴, 공수처법 설치, 최저 임금 등 경제 현안, 안보 문제 등 정치·경제· 국방의 다양한 분야에 대해 언급했다. 21대 국회에서 어느 상임위를 1순위로 선택할지, 이유와 꼭 추진할 계획을 설명해 달라.


-지금 현재는 당선인 신분이다. 아직 상임위를 논의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어떤 상임위를 가게 되더라도 현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결코 뒷걸음질 치지는 않을 것이다.

지역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는 상임위가 무엇인지 심사숙고해 선택하겠다.
 

기초의원, 광역의원을 거쳐 국회의원에 오르게 됐다. 풀뿌리 민주주의 차원에서 매우 긍정적인 변화다. 하지만 고향 충북에서는 이런 사례가 한 건도 없다. 고향의 현역 지방의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면.

-저는 충북 제천(단양) 출신으로 타 지역인 포천에서 기초의원과 도의원을 역임했다.

물론 포천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어려움이 많았지만, 꾸준히 시민들과 소통해 왔다.

소통이라 함은 '막히지 않고 잘 통함'이란 뜻으로 항상 낮은 자세로 시민들의 입장에서 생각을 하고 행동해 왔기 때문에 시민들과 잘 통할 수 있었다.

기초의원과 광역의원을 역임하며 결코 거만하지 않았다.

더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임했다.

욕심을 내려놓고, 멀리 보며 시민과 꾸준히 소통하고 시민의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지역주민들이 그 마음을 알고 먼저 다가올 것이라 확신한다.

최춘식 당선인은.

-1956년 단양 출생

-제천고(23회), 육군3사관학교(15기)

-대진대(디지털 경제학과)·한경대 대학원(국제경영학) 졸업

-포천군의원, 경기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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