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고 빠지기' 원정 투기세력 몰려 입주전 가격하락 등 부작용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에 거주하는 이모(45·회사원)씨는 "이러다 청주지역은 '아파트 숲'에 둘러쌓일 것 같다. 어떤 호재가 작용하면 투기세력과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부동산가격을 부채질하고 있다. 신규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이 망설여진다"면서 "청주는 사방이 공사판이라고 할 정도로 신축 아파트가 너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청원구 오창에 사는 김모(39·여·자영업)씨는 지난해 청주 흥덕구 84㎡ 신축 아파트를 3억4천만원에 분양받았지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는 "그는 15년 동안 영업장을 운영해 모은 자산을 '몰빵'(?)했는데 요즘 아파트가 너무 많이 들어서고 있는 것 같다"면서 "집값이 내리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든다"고 했다.

최근 방사광 가속기 및 풍선효과로 부풀어 오르고 있는 청주 아파트 시장에 신규 분양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과잉공급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 이후 침체기를 보내던 청주 아파트값이 상승세에 돌아섰지만, 수요자들의 불안감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공급과잉 우려가 제기되면서 집값이 내릴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지역 부동산 전문가들도 청주지역의 공급과잉 이슈가 머지 않아 집값 하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청주지역은 신규 분양에 이어 민간공원개발 아파트, 재건축·재개발 바람까지 불고 있다. 준공 30년 전후의 노후 아파트단지가 밀집한 청주시 운천동·수곡동, 남문로 등 구도심 아파트들이 잇따라 재건축·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일부 지역의 경우 재개발 추진을 위해 주민동의서를 받거나 재개발·재건축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있다. 이처럼 미래의 공급 물량도 너무 많다.

실제 동양건설산업은 다음 달 오송역 바로 인근에 있는 오송바이오폴리스 지구 내에 '오송역 파라곤 센트럴시티' 2천415가구를 공급한다. '청주 오송역 파라곤 센트럴시티'는 지하 2층~지상 25층 19개동 규모로 전용 59㎡ 단일면적 4개 타입으로 구성됐다.

또한 6월 말에는 청주 동남지구에 '청주 동남파라곤' 562가구를 분양하는 총 3천여 가구를 공급한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청주 공급과잉 여파가 가격에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T공인중개사 대표는 "지금 아파트를 분양받았다가 2~3년 후인 입주 시점에 낭패를 볼 수도 있다"며 "이같은 추세로 볼때 공급 과잉 여파가 빠르면 10개월, 늦어도 1년 뒤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흥덕구 가경동 W부동산 관계자도 "청주에 신규 분양시장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입주시점에 가격하락이 예상되며 지금은 투자에 신중해야 할 시기"라면서 "공급 물량이 몰리면 가격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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