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의 도전
베이비부머의 도전
  • 중부매일
  • 승인 2020.05.2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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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눈] 최원영 세광고등학교장

계절의 여왕 5월이 어느덧 끝자락에 다다랐다. 코로나 19로 인해 아름다운 계절을 맘껏 향유할 수 없었지만, 서로 위로하고 축하할 수 있는 기념일들이 있어 그나마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근로자의 날부터 어버이날 등 다양한 성격의 기념일이 열흘가량 되니 연 중 가장 행사가 많은 달이기도 하고 그만큼 지출할 비용이 많다고 푸념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인간의 사회적 존재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고 그 의미를 새롭게 되새긴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다.

5월에는 가족공동체에 관한 날들이 많아 가족들의 모임이 잦은 달이다. 최근 들어 눈에 띄었던 것은 '젊은 노인'들이 더 '늙은 노인'들을 모시고 식사하는 풍경이다. 백세수명을 바라보는 시대에 60대는 더 이상 노인이라 부르지 못하는 현실이다. 신중년이라 불리는 이들 젊은 노인들은 이른바 베이비부머 세대를 일컫는다. 1955년부터 출생한 베이비부머 세대가 65세 이상의 법정 노인으로 진입하기 시작했고, 막내인 1974년생까지 포함하면 인구의 3분의 1이 순차적으로 고령인구로 전환될 예정이다. 인구 학자들은 한국사회가 향후 20년간 베이비부머와 같은 거대인구 층의 은퇴로 사회위기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의학의 발달로 기대수명은 더욱 올라가는 추세에 OECD 회원국 중 고령빈곤율이 최상위인 한국사회에서 이들에 대한 사회복지비용 마련이 시급하다.

최근 마강래 교수가 '베이비부머의 이도향촌(移都向村), 곧 도시를 떠나 지방으로 이주해서 지방을 살리는 한편, 청년들에게 도시의 일자리를 나눠 주자'는 신선한 제안을 해 주목을 끌고 있다. 과거 산업화시대에 이촌향도(移村鄕都)를 주도하며 한국사회 근대화에 중추적 위치를 차지했던 이 세대들이 이제는 그 역할을 전환해서 우리 사회를 재생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별히 지금의 이 세대는 이전의 고령화 세대와는 달리 여유 자산이 있고 고학력이며 사회참여 의지가 강하다는 강점이 있기 때문에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경제적 활동을 하면서 사회적 역할을 하는 것이 한국 사회가 당면한 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이제 은퇴하는 베이비부머들의 의지에 달려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원숙기에 접어든 세대들이 사회적 업적을 남긴 경우가 많다. 위대한 철학자 칸트는 57세에 순수이성비판을 썼고, 두 명의 파블로, 파블로 피카소나 파블로 카잘스 같은 위대한 예술가들은 만년(晩年)에 더 훌륭한 작품을 남겼다. 위대한 족적을 남긴 인물들의 공통점은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그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는 데 있다. 의학이 발달한 지금 시대에 65세 전후의 세대는 고령층이라 할 수 도 없다. 생물학적 나이나 사회적 활동 나이를 감안하건데 이들은 여전히 왕성한 활동이 가능한 새로운 중년 곧, 신중년(新中年)인 것이다.

한국 사회도 이제 이들 베이비부머의 재교육을 통한 사회적 역할에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들에 걸 맞는 일자리 창출과 이에 필요한 평생교육이 요구된다. 새로운 학습을 통해 자신의 흥미와 관심이 있는 분야에서 새로운 역할을 감당하도록 해야 한다. 국가는 평생고용이 아닌 질 높은 평생교육 시스템을 제공하여 삶과 일자리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모색해야 한다.

최원영 세광고 교장
최원영 세광고 교장

은퇴를 뜻하는 영어단어 'Retire'는 타이어를 다시 장착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고 새롭게 도전하라는 뜻이다. 우리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자신을 위해서도, 국가를 위해서도 은퇴 후의 새로운 미래를 꿈꾸어야 한다. '나니아연대기'의 저자 루이스(C.S. Lewis)가 말한 바도 있거니와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또 다른 꿈을 꾸기에 너무 늦은 나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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