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벗어나 즐기는 슬기로운 공원생활

[중부매일 유창림 기자]코로나19는 시민들의 일상생활도 변화시켰다. 직장과 모임이 중요시되던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가족 단위 또는 혼자서 즐기는 문화가 더욱 강조된 것이다.

특히,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다중밀집시설 보다는 탁 트인 실외시설을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주말이면 산과 바다로, 가까운 관광지로 시간을 할애에 떠날 수도 있지만 생활공간 주변에 자리하고 있는 도심 속 공원으로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도심 속 공원은 자투리 시간에도 손쉽게 찾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그 기능은 더욱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염병 예방에 최선으로 확인된 만큼 도심 속 공원은 시민들이 몸과 마음을 힐링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될 수밖에 없는 시대적 상황이다.

천안에는 총 1천240만4천853㎡ 규모의 총 291개 공원이 지정돼 있다. 이중 171개소 343만7천179㎡ 규모가 공원으로 조성돼 실제 공원의 역할을 하고 있다. 공원에는 도시자연공원, 근린공원, 어린이공원, 소공원, 주제공원 등의 종류가 있다. 이중 일반적인 공원으로 인식되는 근린공원은 천안에 50개소가 조성돼 있다.

중부매일은 '지역과 통하다'의 일환으로 천안시민들의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 잡은 천안지역 5대 도심 속 공원을 소개한다. 또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의 자세와 시민들이 더 안전하고 윤택하게 공원을 사용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해봤다.

천안 삼거리공원 전경. /유창림
천안 삼거리공원 전경. /유창림

 

삼거리공원

삼룡동 291-4 일원에 6만6천602㎡ 규모로 조성된 천안삼거리공원은 천안을 대표하는 공원이다. 천안삼거리공원은 1968년 조성된 것으로 기록돼있으며 우리나라 삼남대로의 분기점으로 역할을 하면서 자연발생한 공원으로 인식된다.

천안삼거리공원은 역사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고즈넉한 정자와 느티나무 등 수령이 많은 거목들이 어우러져 자연미가 으뜸이다. 도시개발과 함께 인위적으로 조성된 공원과는 차별화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사계절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삼거리공원의 장점 중 하나다. 주변 아파트단지와는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어 차로 이동해 공원을 찾는 이가 대부분이다. 아파트 주변 공원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이용인원이 적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삼거리공원을 찾는 이유 중 하나로 오히려 한적함을 꼽는 시민들도 있다.

천안삼거리공원에는 전통 그네가 설치돼 있다. /유창림
천안삼거리공원에는 전통 그네가 설치돼 있다. /유창림

이런 삼거리공원이 유일하게 북적거리는 시기가 바로 천안흥타령춤축제 기간이다. 이 기간만큼은 천안에서 가장 활력 넘치는 공원으로 변모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흥타령춤축제를 위해 조성된 대규모 주차장이 천안삼거리공원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을 막는 요소가 되고 있다. 삼거리공원 남쪽과 북쪽 방향에 조성된 대규모 주차장은 평일과 주말할 것 없이 100여대에 가까운 건설장비와 버스들의 전용공간이 된지 오래다. 수톤의 건설장비가 지나간 보도블럭은 그 기능을 언제 상실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파손이 심각하다.

천안삼거리공원에 불법 주차된 건설장비. /유창림
천안삼거리공원에 불법 주차된 건설장비. /유창림

신방쉼터

신방쉼터는 도심 속 야영 최적의 장소다. 지난 16~17일 주말 신방쉼터 잔디광장에는 수 십여 개의 텐트들이 설치되면서 거대한 야영지를 연출하기도 했다. 2015년 맑은물사업소 공공하수처리장 부지 안에 7만㎡ 규모로 조성된 신방쉼터는 쌍용동과 신방동 지역 아파트단지와 인접해 있어 시민들의 접근이 쉽다.

더욱이 인근 신방동행정복지센터와 쉼터 주차장이 잘 조성돼 있어 주차가 용이하다는 점에서 캠핑 족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또 신방쉼터에는 어린이놀이터와 잔디광장, 올챙이연못, 전망동산, 그라운드골프장 등 가족 구성원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설치돼있다는 점도 캠핑 족들을 유혹하는 중요 요소 중 하나다.

문제는 신방쉼터에서의 캠핑이 합법도 불법도 아닌 애매한 지점에 서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공원은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1박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신방쉼터는 공원이 아닌 이름그대로 맑은물사업소 하수운영과 부지의 쉼터다. 따라서 도시공원법을 적용할 수 없다. 결국 시가 신방쉼터를 조성했지만 이용하는 시민들의 행위를 제한할 수 없다는 뜻이다.

신방쉼터를 이용하는 캠핑족들의 안전을 보호하고 그들의 무질서를 막기 위해서라도 별도의 운영수칙이 필요한 시점이다.

 

방아다리공원

쌍용동 1563번지 일원에 조성된 방아다리공원은 쌍용동 주민들의 주로 이용하는 공원이다. 인근에는 청솔2단지, 코오롱하늘채, 푸르지오 등 대단지 아파트가 즐비하다. 인근 나사렛대학교 학생들도 자주 이용하는 공원이기도 하다. 1995년 1만2천949㎡ 규모로, 천안지역 도심공원 중 가장 작다. 그러나 작다고 무시하지 마시길.

이 방아다리공원이 올 여름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찰 것으로 보인다.

천안시는 쌍용동 주민들이 집 가까운 곳에서 언제든지 물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방아다리공원 내에 어린이 물놀이 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정확한 개장일자는 잡히지 않았지만 오는 7월까지는 가동이 가능하도록 공사가 진행 중이다. 도비 1억5천만원, 시비 6억5천만원 등 총 8억원을 투입되는 물놀이 시설은 정글조합 놀이대 1개와 벤치 분수 2개, 터널 분수 5개 등으로 구성됐다.

애완인들이 사랑하는 쌍용공원에 견주들의 에티켓을 강조하는 태양광 보도블럭이 설치돼 있다. /유창림
 쌍용공원에 견주들의 에티켓을 강조하는 태양광 보도블럭이 설치돼 있다. /유창림

쌍용공원

쌍용공원은 2007년 4만7천755㎡ 규모로 조성됐다.

쌍용공원은 천안지역 견주들이 가장 사랑하는 공원 중 한 곳이다.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이 아니더라도 반려견을 위해 일부러 차를 타고 쌍용공원을 찾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시는 반려견과의 산책으로 쌍용공원이 각광받다보니 최근에는 맞춤식 시설물을 설치하기도 했다.

태양광 보도블럭을 설치해 야간에도 안전하게 공원을 산책할 수 있도록 했으며 보도블럭 안에는 '반려견 목줄 착용', '배변봉투 지참' 등의 문구를 담아 에티켓을 강조했다.

낮시간 태양광을 통해 축전했다가 야간에 발광하는 보도블럭은 기능과 메시지전달 측면에서 견주는 물론 일반시민들의 호응도 좋다.

쌍용공원은 천안의 도심 속 허파 봉서산과 연결된 공원이기도 하다. 쌍용공원에서 서부대로 위로 세워져 있는 다리를 통해 바로 봉서산으로 진입할 수 있다.

아담한 호수를 끼고 있는 청수2공원. /유창림
아담한 호수를 끼고 있는 청수2공원. /유창림

청수2공원

청수2공원은 아담한 호수를 품고 있다. 2009년 5만3천592㎡ 규모로 조성된 청수2공원은 청수지구 대단위 아파트들과 바로 연결돼 있어 공원을 산책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공원을 둘러싼 산책로는 청당1, 2공원과 연결돼 있다. 자연스레 호수와 산을 넘는 산책코스가 가능하다. 여름철이면 분수도 가동한다. 일몰 시간이면 탁 트인 서쪽하늘과 공원이 장관을 이룬다.

청수2공원에는 야외무대가 설치돼 있어 마을단위 행사도 자주 열리곤 한다. 청용동 지역 주민들에게 청수2공원은 자랑거리 꼽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

청수2공원 풋살 구장에는 피다 버린 담배꽁초가 넘쳐난다./ 유창림
청수2공원 풋살 구장에는 피다 버린 담배꽁초가 넘쳐난다./ 유창림

또 다른 부류는 풋살을 즐기기 위해 청수2공원을 찾는다. 특정 팀이 아니더라도 삼삼오오 모여 편을 가르고 풋살을 즐길 수 있다.

이런 선물 같은 청수2공원이 쓰레기에 몸살을 겪고 있다. 풋살을 즐긴 후의 남겨진 플라스틱 물병과 담배꽁초가 쓰레기의 주범이다. 행정력이 하루라도 미치지 못하면 청수2공원의 쾌적함은 장담할 수 없다.

천안시가 주요공원에서 하루 동안 수거하는 쓰레기양은 5천ℓ에 달한다. 천안시는 공원보완관을 투입해 쓰레기 투기를 예방할 예정이다. 그러나 행정의 인위적인 제재보다는 가져온 쓰레기 가져가기 습관화가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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